[미디어스=윤수현 기자] SK브로드밴드 노동자가 파업에 돌입한다. 희망연대노조 소속의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29일과 30일에 걸쳐 1,600명의 전 조합원이 상경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6월, SK브로드밴드는 홈앤서비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인터넷 및 IPTV 설치·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를 편입시켰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의 강서, 마포, 제주 지점의 240명 노동자는 여전히 하청업체에 소속되어 있다. 희망연대노조는 1월부터 5월까지 이들 3개 지점의 노동자와 함께 임금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임금 교섭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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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대노조는 25일 11시 SK서린빌딩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SK그룹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며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홈앤서비스에 고용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전혀 나아진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홈앤서비스는)쟁의행위가 ‘평화의무’ 위반이라고 ‘아전인수’격 법 해석을 전체 노동자들에게 공지했다”며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희망연대노조는 “홈앤서비스에 소속된 조합원 1,402명 중 1,365명(97.4%)가 투표에 참여하여 1,273명(90.9%)의 압도적 찬성으로 쟁의행위 결의가 가결됐다”며 “미전환 하청센터 전환·생활임금 보장·유연근무제 반대·안전일터 쟁취를 목표로 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노조와 홈앤서비스의 파업은 6월 29일부터 30일까지 상경투쟁 형식으로 진행된다. 예상 참여 인원은 1,600명이다.

기자회견문을 낭독중인 정규덕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 정규덕 수석부지부장(미디어스)

집회에 참여한 박대성 희망연대노조 공동위원장은 “공공영역뿐 아니라 민간영역에서도 직접고용의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우리는 제대로 된 직접고용 처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부터 쟁의권을 가지고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농성을 한다”고 밝혔다.

이동우 강서지회 지회장은 “일을 시키는 사람이 급여를 주는게 직고용”이라며 “일은 SK가 시키고 월급은 홈앤서비스에서 주고 있다. 이는 사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우 지회장은 “그마저도 들어가지 못한 센터가 3개나 있다”고 지적했다.

정범채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지부장은 “우리의 투쟁은 임금 투쟁이고 생존권 투쟁이지만 중요한 것은 SK 노동자로 투쟁하고 있는 것”이라며 “SK가 우리를 고귀한 노동자로 인정할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 조합원 1600명이 서울로 올라와 SK와 싸울 것”이라며 “SK의 자회사는 대국민 사기이고 노동자가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SK브로드밴드 사측은 홈앤서비스 파업찬반 투표 결과와 관련해 정정을 요구했다. 홈앤서비스에는 복수노조가 있다면서 희망연대노조가 발표한 찬반투표 결과에 한 쪽 노조의 투표 결과만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SK브로드밴드 사측은 홈앤서비스 조합원 2,163 중 2,052명(94.9%)이 투표해 1,474명(68.2%)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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