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아이스쇼 출연 등 열흘간 한국에서의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전지훈련 캠프가 있는 캐나다로 지난 29일 출국했다.

김연아는 이번 한국 체류기간중 새 시즌 출전계획을 밝히는 한편 아이스쇼 출연, 방송 출연, 각종 홍보대사 위촉식 참석 등 직접적으로 스케이팅과 관련된 활동은 물론 과외 활동까지 바쁘게 치러냈다.

그런데 이번 김연아의 체류기간중 김연아와 관련된 기사를 살펴보다 보니 발견되는 두드러진 현상은 김연아에 대한 악풀과 안티가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언젠가 9시 뉴스에 김연아 안티 인터넷 카페의 존재가 보도되며 이상한 현상으로 소개될 정도로 김연아가 안티와 악플이 없는 대표적인 스포츠 스타였다는 점에서 최근 부쩍 늘어난 김연아에 대한 안티팬과 악플은 이전과는 분명 다른 현상이다.

김연아의 외모를 들먹이며 악플을 다는 네티즌들에 대해서는 사실 평할 가치가 없기 때문에 거론할 필요 조차 없다고 생각하고 주로 살펴볼 만한 문제는 김연아 스스로도 '무플팍 도사'에 출연해 밝혔던 대로 CF 촬영 등 영리활동 문제, 그리고 다가오는 2010-2011 시즌에 그랑프리 시리즈를 건너 뛰고 세계선수권에만 출전하겠다고 밝히면서 김연아에 대해 광고 등 영리활동에 필요한 상품 가치 유지를 위해 '무늬만 현역'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내용의 악플이나 비난에 대해 생각해 보면 사실상 논란거리가 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김연아가 연에인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그가 그 어떤 연예인 보다도 많은 CF를 찍는 이유는 당연한 말이겠지만 김연아의 이미지를 좋게 평가하고 그를 광고 모델로 채택한 광고주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광고주가 알아서 선택해주고 그에 따라 보수를 지급한다는게 이게 논란거리가 될까? 당연히 아니다.

그렇다면 김연아가 스케이터로서의 본분을 잊은 적이 있나? 벌써 잊어버린 사람들이 있을까 싶어 말이지만 김연아는 불과 5개월 전 한국 피겨 스케이팅 역사상 최초로 동계올림픽을 제패했다. 그것도 전인미답의 엄청난 점수를 따내며 말이다.

그렇다고 본다면 현재 김연아에 대해 가해지는 비난이나 악플은 사실상 비난을 위한 비난이며 악플을 위한 악플인 셈이다. 그리고 김연아로서는 그냥 신경을 꺼둬도 무난한 정도의 지적이다.

하지만 김연아에게 현재와 같은 악플과 비난은 어쨌든 좋지 않다. 그런 비난들이 맹목적이고 근거를 찾기 어려운 것이라 할지라도 김연아가 무슨 활동을 하든 부담이 되고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김연아 측에서는 요즘들어 급증하고 있는 안티와 악플에 대한 배경에 어떤 다른 이유가 없는지 체크해 볼 필요는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김연아가 현재 대중들에게 어떤 존재로 인식되고 있느냐다.

김연아 스스로는 '현역 스케이터'임을 강조하지만 대중들이 인식하는 김연아는 '사실상의 연예인'인 것이 사실이다. 연예계 데뷔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김연아가 틈만 나면 얘기하지만 대중들은 결코 김연아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미 대중들의 뇌리에는 김연아가 이미 '사실상의 연예인'으로 데뷔한 상황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 문화에 민감한 어린 연령대의 네티즌들에게 김연아는 스케이터를 넘어 인기 아이돌 스타 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이른바 '풍선 부대'로 대표되는 아이돌 스타들의 열혈팬들에 비견될 만한 열혈팬들이 김연아에게 거의 맹목적이다시피한 지지를 보내고 있고, 그런 열혈팬들의 존재가 기업체의 광고 담당자들로 하여금 김연아를 자사의 광고모델로 기용하게 끔 하는 모티브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인기 아이돌 스타들처럼 안티 카페나 안티 팬, 그리고 악플러들도 그만큼 늘어날 수 밖에 없게 된다.

결국 김연아의 그와 같은 대중적 이미지 내지 '사실상의 연예인'이라는 이미지는 김연아에게 'CF 스타'라는 타이틀을 만들어 줬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독한 안티팬들도 만들어준 셈이다.

박지성을 사람들이 참으로 좋아하고, 박지성 스스로 대중들 앞에 나서는 횟수가 이전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그를 '사실상의 연예인'이라거나 인기 아이돌 스타와 비슷한 존재로 인식하는 이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러다 보니 박지성에 대한 악플이나 안티팬은 이전과 비교할 때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김연아가 앞으로 '틀면 나오는' 정도의 많은 CF 활동으로 인해 자신의 이미지를 과다하게 소모하다 보면 결국 장기적으로 볼 때 이른바 '김연아 컴퍼니'로 통하는 올댓스포츠의 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올댓스포츠의 입장에서 볼때 최근 김연아에 대한 악플과 안티팬 급증 현상을 그저 무시하고 넘기면 안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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