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에서는 '인지도가 높아지면, 악플의 세력은 작아 진다'는 공식이 통할지 몰라도 대한민국에서 이 공식이 통하는 날을 기대할 바에는 물이 중력을 거스르고 자기들의 힘으로 위로 쏟아 오르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더 빠를 듯하다. 인지도가 높아 많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 중 국민 MC 유재석을 제외하면, 그 어떤 분야의 연예인이든 인기가 오르면 오를수록 당사자에 대한 악플은 오히려 더 증가하는 게 바로 이 대한민국의 팬 문화의 현실이다. 인지도가 오른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았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연예인에 대한 팬들의 좋은 문화가 형성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팬 문화는 더욱 더 악화된다.

대표적인 예로, 2세대 아이돌의 선두주자 '소녀시대'를 들 수 있다. 물론 걸 그룹이라는 특성상 많은 네티즌들의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29일에 이슈가 된 소녀시대의 '소녀시대 탄원서'를 둘러싼 몇몇 네티즌들의 고의적인 악플은 정말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소녀시대 탄원서'라는 키워드의 기사는 소녀시대가 넓은 마음으로 자신들의 합성 사진을 배포한 네티즌들이 미성년자인 점을 감안하여 이를 선처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인데 이를 둘러싸고 네티즌들은 설전을 벌이고 있다. 바로 ‘고의적인 언론 플레이다’ vs ‘소녀시대가 너무 착하다’의 대결 구도가 형성 된 것이다.

'소녀시대가 너무 착하다'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측은 "소녀시대가 너무 착해서, 욕을 먹는 것이다"며 소녀시대가 제출한 탄원서에 대해 안일한 반응을 보였다. 소녀시대의 탄원서 제출에 대해 응원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난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고의적인 언론 플레이다'라고 주장하는 측의 부연 설명을 들어보면, 정말로 민망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심지어 '이게 그 말로만 듣던, 7살 꼬마부터 백발 할머니까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이 맞나?'라는 의구심까지 들 정도다. '고의적인 언론 플레이다'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의 공통점은 '잠잠해질 듯하면, 이와 같은 소식이 계속해서 전해 진다'와 '소녀시대가 일본을 진출 하면서 잃은 팬들을 결집시키기 위한 방법 중 한 방법' 라는 점이다.

"소녀시대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조금 조금씩 식어갈 때 쯤 이와 같은 소식을 고의적으로 언론에 흘려, 다시 한 번 소녀시대라는 그룹의 건재함을 대중들에게 각인 시키려고 한다"는 게 '소녀시대 탄원서' 키워드 기사에 달려 있는 악플러들의 주장이다. 또한 '소녀시대가 일본 진출을 하면서 잃은 팬들을 결집시키기 위한 방법 중 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악플러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더 많아지는 인기 아이돌들의 일본 데뷔 러쉬 속 소녀시대가 이 과정에서 잃은 이미지와 팬들의 결집력을 다시 한 번 재건하기 위해 '소녀시대 탄원서'라는 키워드를 이용하여 쑈를 벌이는 것'이라는 부연 설명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주장이 전혀 일리가 없는 주장일까? 주관적인 입장에서 이들의 주장을 보면, 전혀 일리가 없는 주장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악플러들의 주장을 가지고 옳고, 그름을 따지지 전에, 한 번이라도 더 이와 같은 댓글 논쟁으로 인해 소녀시대가 입는 상처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게 더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이건 해도 너무한다. 자신들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이지만, 법에서도 정하고 있는 것처럼 '남에게 피해를 주는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되새김질 해봤으면 한다. 한 개인이 이번 '소녀시대 탄원서' 키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한다고 해서 법적 심판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들의 비판적인 생각을 악플 수준으로 올릴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된다.

쭉 소녀시대에 대한 기사와 논란을 지켜 봐 오면서, 몇몇 네티즌들이 고의적으로 소녀시대에 대한 비난 여론을 형성하려고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으나, 최근 들어 그 정도가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얼마 전 큰 논란이 되었던 소녀시대 리더 태연의 손가락 욕 논란도, 몇몇 안티 팬들의 고의적인 보도 자료로 시작 된 것이다. 블로거도 소녀시대 안티팬들이라고 자청하는 네티즌들의 배포 자료를 받았고, 관련 논란에 대해 글을 쓰려고 했으나 괜한 논란만 증폭 시킬 것 같아서 그냥 덮고 넘어갔다. 그러나 이번 '소녀시대 탄원서' 키워드에 대한 네티즌들의 계속되는 고의적인 악플을 보면서 이건 도를 넘었다는 생각을 지을 수 없을 정도로 사태는 악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소녀시대에 대한 고의적인 악플을 삼가하고, 하루라도 빨리 건전한 팬 문화를 형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만이 앞으로 제 2의 '소녀시대 탄원서' 제출에 대한 키워드가 검색 순위에 오르지 않게 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소녀시대가 그때 어떤 선택을 할지도 모를 뿐더러, 설사 그녀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지 그때 가서는 이미 팬들이나 소녀시대나 크나큰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도를 넘은 소녀시대에 대한 고의적인 악플. 악플은 그 어떤 이유에서도 용서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되새김 해봐야 한다.

시본연의 연학가 소식 http://hwking.tistory.com을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본 연예계라는 뜻의 '시본연'처럼 최대한 즐겁고 유쾌하게 글을 쓰고, 이로 많은 네티즌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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