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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넘버원 12회-모두를 울린 미역 소년 명호[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7.30 10:55

평양에 도착하면 수연을 바로 만날 것이라 생각했던 장우는 어디에서도 그녀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녀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해도 수연을 찾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전쟁은 사랑과 평범한 삶조차 용납하지 않습니다. 잔혹한 전쟁은 누군가에게는 유희로 변해갈 뿐입니다. 

미역 소년 명호와 만들어진 영웅 영민

1. 전쟁고아 명호와 수연

포격으로 등에 커다란 상처를 입은 어린 명호는 자신을 버리지 않고 보살펴주는 수연이 유산을 한 것을 알고는 울고 있는 그녀에게 자신의 우유를 건넵니다. 움직이기도 힘든 그 아이는 자신보다도 모든 것을 잃어버린 수연을 생각할 정도로 마음이 깊은 아이였습니다. 

   
 
자신도 먹을 것이 없어 굶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를 잃고 서럽게 우는 수연에게 우유를 건네는 명호와 그런 아이를 바라보며 한 없이 눈물을 흘리는 수연은 전쟁이 만들어 놓은 아픔일 뿐이었습니다.

수연이 가장 아프고 힘들었을 때 힘과 웃음을 함께 전해 주었던 전쟁고아 명호는 그녀에게는 친동생과도 같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혼돈의 상황에서 그녀에게 삶의 의지를 주었던 명호는 수연에게는 소중한 존재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어린 아이가 자신의 친오빠인 수혁에 의해 버려지며 폭격으로 등에 커다란 상처를 입은 명호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그런 아이가 자신이 아이를 잃고 한없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며 손을 내미는 모습은 수연에게는 그 무엇보다 커다란 위안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수연이 비록 자신이 가장 사랑한 장우의 아이를 잃었지만, 명호로 인해 삶에 애착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병든 명호를 살려내는 것이 그녀에게 주어진 가장 값진 일이고 해야만 하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명호는 수연에게 전쟁 속에서도 안락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고향 같은 존재였으니 말입니다.  

가장 힘겨운 상황에서 서로를 의지했던 수연과 명호는 친형제 이상의 끈끈함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파괴시켜버린 전쟁에서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들을 공유하고 있는 셈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수연에게 명호의 죽음은 그 무엇보다 안타깝고 힘겨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2. 만들어진 영웅 영민

평양 점령에서 가장 득을 본 인물은 다름 아닌 비굴한 군인 한영민 이었습니다. 자신들의 부대원들의 안위와는 상관없이 성과에만 집착한 그는 중대장의 명령도 불복하며 깃발을 올리는 데만 열중합니다. 그런 상황을 촬영한 미국 종군 기자로 인해 그는 전쟁 영웅으로 포장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명분 없는 전쟁이 없다고 하지만 그 명분마저도 명분 없는 것이 전쟁이듯 이런 전쟁에서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은 영웅놀이입니다. 영웅을 만들고 이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방식만인 권력자들이 지속적으로 전쟁을 이끌고 주도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만들어진 가짜 전쟁 영웅은 표리부동한 모습들로 부대원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쇼윈도의 전시 인형 같은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남는 것은 사람들의 기억이 아닌 사진과 영상 같은 증거라는 이름의 거짓들뿐입니다.

전쟁 속에서 전쟁을 미화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전쟁 자금을 사용하려는 일련의 행동들은 가식적인 영웅 놀이만이 전부처럼 여겨지게 만듭니다. 생사를 넘나들며 지옥도에서 살아 돌아온 이들이 꾸며진 영상을 통해 누군가의 입맛에만 맞는 영상으로 재현되는 과정 속에 전쟁의 아픔은 사라지고 영화 같은 장면들만 남을 뿐입니다.

   
 
전쟁 영웅으로 포장된 영민은 마치 스타처럼 행동하고 그렇게 대접을 받으며 점점 자신의 위치와 군인으로서의 정신마저 상실해가기 시작합니다. 미 종군 기자의 요구로 가짜 전쟁 장면을 찍는 과정에서 미군의 오폭이 시작되고 이로 인해 사병이 위기에 처하게 되지만 무능한 가짜 영웅은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을 즐기듯이 촬영하는 종군기자는 의도적으로 촬영 사실을 숨긴 채 미군의 오폭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사실 같은 영상을 얻어내는데 만족합니다. 그의 욕심으로 인해 사경을 헤매는 군인들의 안위는 상관없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미 종군기자의 모습은 전쟁이 만들어낸 사악한 모습 중 하나였습니다.

3. 전쟁이 만들어 낸 상처들

아이를 잃은 이는 미역국을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명호는 아픈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나서고 미역을 찾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카메라가 돌아갈 때 만 천사가 되는 영민은 어린 명호의 애절한 눈빛도 내치다 촬영이라는 말에 바로 얼굴을 바꾸는 정말 배우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먹을거리를 구하기는 했지만 미역을 구하지 못한 명호는 자신을 찾으러 온 수연 앞에 먹을거리를 내주고는 쓰러집니다. 사력을 다해 수연을 생각하는 명호의 마음은 수연이 명호를 생각하는 것과 다름없이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이로 인해 사경을 헤매던 아이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평양으로 들어서 수연만을 찾았던 장우와 태호가 어렵게 수연을 찾았고 장우는 어설픈 거짓 혁명가 수혁에 의해 어깨에 커다란 상처를 입습니다. 아이를 치료하던 수연을 껴안으며 태호는 오열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수술을 받게 됩니다. 태호의 배려로 수연은 장우를 치료하지만 병이 너무 깊었던 명호는 그대로 숨지고 맙니다. 

전쟁이 만들어 놓은 슬픔을 상징하던 전쟁고아 명호는 거리에서 폭탄 파편으로 힘겨운 삶을 이어가다 끝내 그렇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장우와의 아이를 잃고 결국 명호마저 떠나보낸 수연의 슬픔은 혼절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전쟁은 죽음과 아픔만이 남겨질 뿐이었습니다. 

   
 
거짓된 영웅놀이로 인해 아무런 상관없는 사병은 죽음의 위기에 놓이게 되었고 전쟁으로 인해 부모를 잃고 홀로 버텨내던 전쟁고아 명호는 미군의 폭격에 어렵게 버텨내던 삶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쟁이라는 권력자들의 잔인한 쇼에 목숨을 잃고 아픔과 상처를 만들어내고 가슴에 묻어두고 살아가야만 하는 대중들은 그렇게 무조건적인 희생만을 강요당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철저한 군인인 태호와 전쟁과 군인으로서의 사명감보다 수연과의 행복한 삶을 택하고자 하는 장우의 갈등과 슬픔은 이제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애증의 관계이지만 전쟁을 통해 진정한 전우애를 느끼기 시작한 태호와 장우의 전쟁이 만들어 낸 상처들은 더욱 심화되어갈 뿐입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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