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 양현석이 ‘FROM YG'를 통해 자사 가수들의 컴백 소식을 알렸다. 양현석 프로듀서는 위너와 아이콘에 대해서 “올해 하반기에 좋은 소식을 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블랙핑크에 대해서도 “연말까지 지속적인 신곡 발표와 프로모션을 계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핑크의 활약은 YG의 주가 견인에 기대 이상의 공헌을 하고 있었다. 18일 SM과 JYP, FNC 같은 대형 기획사들의 엔터주는 큰 폭의 주가 하락에 맥을 못 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대형 엔터주의 하락과는 반대로 나 홀로 상승하는 엔터주가 있었으니 바로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였다.

18일 YG가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다. 15일 오후 6시에 컴백한 블랙핑크 덕이다. 당일 종가는 오후 3시 30분에 결정된다. 하지만 신곡 발표 타이밍은 오후 6시다.

블랙핑크 (사진제공=YG 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의 성적이 YG의 주가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주말을 기다려야 했다. 익일 반영되어야 했을 블랙핑크의 영향이 사흘 뒤인 월요일에 들어서야 반영됐으니 YG는 블랙핑크 덕에 다른 대형 엔터주와 달리 나 홀로 상승할 수 있었다.

블랙핑크가 YG에 끼진 영향력은 올 상반기 음원을 발표한 위너와 아이콘에 비교할 때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위너와 아이콘이 컴백할 당시에는 YG의 주가가 18일처럼 급등하지 않았다.

하지만 블랙핑크가 신곡을 발표하고 난 다음 YG의 주가는 18일 기준으로 나 홀로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3% 이상 급등했다. 당일 코스닥의 흐름이 좋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그렇다면 YG와 블랙핑크를 아끼는 팬들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주가에 플러스를 끼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블랙핑크를 왜 YG는 1년씩이나 ‘방치’했나 하는 의문 말이다.

작년 하반기는 YG로선 무척이나 힘든 시기였다. 양현석 프로듀서가 야심차게 기획한 <믹스나인>은 양현석과 YG에게 황금알 대신에 110억 원 적자라는 큰 손실을 안겼다. <믹스나인>이 기획되고 제작될 당시 YG는 양현석 프로듀서만 맹활약을 하는 반면에 다른 소속 가수들은 ‘개점휴업’에 빠졌다.

당시 <믹스나인>에 올인하지 않았더라면 YG가 JYP에게 2인자 자리를 내주는 시기는 늦춰졌을 것이 분명하다.

블랙핑크 (사진제공=YG 엔터테인먼트)

작년 하반기에 위너와 아이콘, 블랙핑크 등이 빅뱅이 없는 자리를 대신해 맹활약했다면 <믹스나인>의 기획 및 제작에 들인 큰 적자를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었음에도 YG는 ‘분산효과’ 대신 <믹스나인>이라는 한 바구니에 계란을 모두 담는 ‘올인’을 하다가 110억 원 적자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를 초래했다.

만일 작년 하반기에 활약했다면 블랙핑크는 지금의 환호 이상으로 탄력을 받았을 것이다. 블랙핑크의 좋은 성적에 거는 기대감에 실적이 더해지는 ‘눈덩이 효과’로 말이다.

기획사에 수익을 안기는 건 음원보다 음반 판매와 콘서트 티케팅 실적, 굿즈 판매다. 음원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도 기획사와 가수가 가져가는 몫보다 음원 유통사가 가져가는 몫이 크기 때문이다.

블랙핑크가 YG에게 고수익을 가져다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콘서트가 필요하다. 그런데 블랙핑크가 발표한 곡은 통틀어 9곡(‘휘파람’ 어쿠스틱 버전은 제외했다)밖에 되지 않는다. 9곡만으로는 대형 콘서트를 기획하기 어렵다.

YG는 블랙핑크에게 작년 단 한 곡만 발표하게 만들었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왕성한 활동이 필요했음에도 YG는 블랙핑크의 팬덤 형성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개점휴업에 빠뜨리고 말았다. 이 지적은 비단 블랙핑크에게만 해당하는 지적이 아니다. 아이콘과 위너 등 YG 소속 아티스트에게 긴 개점휴업을 시킨 YG의 행보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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