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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SK 트레이드에 울고 웃다[블로그와] 디제의 야구 이야기
디제 | 승인 2010.07.29 00:34

* 필자인 블로거 '디제'님은 프로야구 LG트윈스 팬임을 밝혀둡니다.

LG의 2009 시즌 133경기 중 기억에 남는 단 한 경기라면 5월 12일 잠실 SK전을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9:1로 일방적으로 밀리던 9회말 LG는 선두 타자 김정민의 안타로 시작해 타선이 미친 듯이 폭발하며 기적적으로 8득점, 9:9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정성훈은 이승호를 상대로 팔꿈치 보호대를 풀어 젖히며 승부욕을 과시했지만, 풀 카운트 접전 끝에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김강민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며 끝내기에 실패했고, 연장전 끝에 16:10으로 분패한 후 연패를 거듭하며 나락으로 떨어지며 시즌을 접은 바 있습니다.

오늘 경기는 바로 작년 5월 12일의 데자뷰를 보는 듯했습니다. 장소와 상대팀이 동일하고, 8:8 동점이던 10회말 마운드의 이승호와 타석의 정성훈까지 같았습니다. 그러나 2구에 공략한 정성훈의 타구는 빗맞은 땅볼로 유격수 쪽으로 흘러갔고, 정상적으로 수비가 이루어졌다면 3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되며 끝내기에 실패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책으로 연결되며 경기는 LG의 승리로 종료되었습니다. 14개월 16일 전 같은 장소에서 같은 투수를 상대로 잘 맞은 타구는 끝내기가 되지 않았지만, 오늘은 빗맞은 타구가 끝내기가 된 것입니다. 이렇듯 야구는 예측 불가능하기에 매력적입니다.

   
  ▲ 1회초 SK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들어선 안치용의 등을 어루만져 주는 조인성 ⓒLG 트윈스  
 
경기 전 SK와의 4:3 트레이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트레이드의 득실을 떠나, LG에서 데뷔해 16년 이상 유니폼을 입고 있던 두 LG맨을 내몰았다는 점에서 충격적이었습니다. 게다가 부상 선수가 다수 발생한 현재 3연전 상대의 전력을 즉시 보상시켜 준 극히 성급한 트레이드라는 점에서 더욱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트레이드 마감까지 사흘이 남았고, LG가 영입한 세 선수가 이번 3연전에 당장 필요한 선수들이 아니었음을 감안하면, SK와의 3연전을 마치고 트레이드를 하는 것이 영리한 판단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LG가 6:2로 앞서던 6회초 최동수는 보란 듯이 추격의 3점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8회초 1사 1, 3루에서 최동수의 타구를 유격수 오지환이 병살타로 연결하기는커녕 악송구 실책을 범하며 7:7 동점이 되었는데, 권용관의 부재를 상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10회초 1사 만루에서 권용관이 밀어내기 타점으로 동점의 균형을 깨뜨리면서 트레이드 당일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10회말 1사 만루에서 권용관이 끝내기 실책을 범하며 LG가 승리해, 그야말로 트레이드로 울고 웃은 날이 되었습니다. 실책을 범한 것이 16년 간 LG에 묵묵히 몸담았던 권용관이라는 사실에서 마냥 즐거워 할 수도 없습니다. LG 유니폼을 입었던 네 선수가 SK에서도 제몫을 해주기를 바랍니다.

투수 교체는 오늘도 엇박자였습니다. 선발 김광삼은 5.1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는데, 투구수가 75개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빠른 교체였습니다. 뒤이은 김광수는 승계 주자 실점뿐만 아니라 3점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습니다. 5월 2일 문학 SK전에서 김광삼이 선발 등판해 5이닝 2실점 투구수 69개 만에 강판된 뒤, 계투진이 역전을 허용해 패한 것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성급한 트레이드 및 투수 교체로 인해 오늘 패했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프런트와 감독에게 돌아갔을 것입니다.

승인은 타자들이 SK 투수들을 상대로 성급하게 공략하지 않고 커트하며 투구수를 늘린 끝에 볼넷을 많이 얻어낸 것입니다. 선발 전병두와 두 번째 투수 고효준은 제구가 좋지 않았는데, 약점을 파고들어 볼넷을 얻어낸 것이 주효했습니다.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이대형이 3개의 볼넷을 얻어 3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3득점한 것이 좋은 예입니다. 올 시즌 LG가 SK전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이자 특별히 SK를 상대로 한 전력분석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기사가 나온 바 있는데, 이것이 오늘 적용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4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 롯데, 기아는 모두 SK에 극도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차후 SK와의 전적이 4강행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연장 불패의 선두 SK를 상대로 시즌 첫 역전승(그것도 연장 10회초 먼저 실점하며 패색이 짙은 가운데 10회말 2득점으로 역전)과 연승을 거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내일 선발로 더마트레와 글로버가 예고되었는데, 타격전이 예상되니 오늘과 같은 타자들의 선구안이 다시 필요합니다. 과연 LG가 SK를 상대로 시즌 첫 스윕에 성공하며 기쁜 마음으로 부산 원정에 오를지 주목됩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디제  tomino@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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