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TV조선이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10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소식을 중계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 북한을 '비정상 국가'로 규정했다. TV조선은 해당 중계에서 북한 측 경호원들이 싱가포르 시민들을 무기로 공격할 것처럼 과장하는가 하면, 김 위원장을 수행한 현송월 삼지연악단 단장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조롱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시민 방송심의위원회는 "TV조선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비난을 퍼붓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이를 4차 안건으로 상정했다.

TV조선 '뉴스특보'는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10일 관련 소식을 생중계했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은 철저한 경호 속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김미선 앵커(TV조선 기자)는 이를 이유로 김 위원장과 북한을 '비정상 국가'로 규정했다.

TV조선 <뉴스특보> 6월 10일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싱가포르 도착 생중계 방송 화면 갈무리. 김미소 TV조선기자(왼쪽)과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오른쪽).

김 앵커는 "아니, 이렇게 화려한 데뷔전을 저렇게 조용히 비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까", "지금 정말 비정상 국가의 면모를 지금 또 보여주고 있어서 황당,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김 위원장을 비난했다.

이후 싱가포르 외무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하자 김 앵커는 "김 위원장이 화려한 외출을 했는데, 요즘 정상 국가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오늘 정상국가적 모습을 보인 것은 딱 하나"라며 "싱가포르 외무장관이 사진 올린게 다였다. (싱가포르)총리를 만나서 또 외무장관이 페이스북에 사진을 실시간으로 올릴까? 저는 그거 하나 기대된다"고 비꼬기도 했다.

김 앵커는 이 외에도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대해 근거없는 추측성 비난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패널들이 김 앵커의 추측성 비난을 일축하는 장면도 방송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중국 고위급 전용기 2대 중 한 대를 타고 싱가포르에 도착해 번호판이 없는 벤츠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이에 대해 김 앵커는 "진시황이 어디 행차를 할 때는 가마를 3개를 준비해서 어떤 가마에 탈지 늘 숨겼다고 하지 않나"라며 "그 정도로 경호를 서는게, 이게 지금 정상적인 상황으로 볼 수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강상구 TV조선 정치부장이 "(미국의)에어포스 1도 가짜 에어포스1이 같이 다닌다. 이번에 2대가 올거라는 관측이 많았다"고 답하자 김 앵커는 "아니 근데 트럼프나 그렇게 두 대 띄우지, 문재인 대통령은 두 대 안띄우지 않나. 결국 (김위원장이) '난 트럼프 급의 경호를 원한다'라고 한건데 그만큼을 다 이뤄냈다고 볼 수 있는건가"라고 재차 의문을 표했다.

그러자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트럼프 급이라고 볼 수 없다. 남의 나라 비행기 빌려타는데 속된 말로 폼이 나는 것도 아니다"라며 "현실적으로 자신의 안전을 최우선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김 앵커는 공개된 김 위원장의 사진을 보며 "제가 오늘의 이 흐름을 봤을 때, 김정은이 굉장히 얼어있단 느낌 든다"며 "긴장이 안풀린 것 같은데, 왜 자신의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지 못할까"라고 재차 의문을 표했다.

이에 신범철 센터장은 "신변 안전이 문제되지 않겠나. 김 위원장으로서는 자신의 안전 문제가 곧 북한의 안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때문에 자유롭게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강상구 정치부장 역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 앵커는 북한 경호원들이 싱가포르 시민들을 무기로 공격할 것처럼 묘사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호텔 도착 후 이동을 위해 북측 경호 인력이 움직이자 김 앵커는 "저 호텔에 있는 974, 963부대 경호요원들, 어? 시민들 속으로 섞여서 들어가는데 어디를 가는거죠? 분명히 무기를 소지하고 있을텐데. 시민들 속에서 섞여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자유롭게"라고 급박하게 외쳤다. 김 앵커의 중계에 강상구 정치부장은 "현지 경찰도 같이 다니고 있다. 경호관들은 무기는 늘 휴대한다"고 지적했고, 신범철 센터장은 "외곽경호를 한다고 보면 된다"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김 앵커는 "일단 외신은 '수송기에 관용차량과 무기를 가지고 들어왔다'고 얘기했다"며 "무기를 가지고 북미가 같이 함께 경호를 할 수 있다라고 허가를 해준 것. 어느 수준인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많은 양의 짐이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무기를 착용한 974, 963 부대 요원들이 호텔 주변을 살피고 있다"고 의심했다.

수행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현송월 단장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도 이어졌다. 김 앵커는 "속보 전해드린다. 현송월이 들어와 있다. 제 눈에는 현송월만 들어온다"며 "미국 가서 지금 쇼 하겠다는 건가"라고 비난했다. 신범철 센터장은 북한과 싱가포르 간 문화교류와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후 현송월 단장의 모습이 포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김 앵커는 돌연 '현송월 선글라스'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현송월 단장 화면을 보여달라는 김 앵커의 말에 김상구 정치부장은 "그건 좀..."이라며 말리기까지 했지만 김 앵커는 "금색으로 굉장히 화려하게 치장이 된 선글라스를 꼈다. 같이 수행하는 여성들도 선글라스를 꼈다"등 선글라스 관련 중계를 했다.

그러면서 김 앵커는 '선글라스'와 '비정상 국가'를 연결시켰다. 김 앵커는 "선글라스를 끼고 저렇게 역사적인 자리에 등장을 했다? 뭔가 어떤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철저하게 계산된, 정상국가의 형태를 연출하기 위한 그런 계산이라고 볼 수 있나"라고 물었고, 이에 신범철 센터장은 싱가포르가 남쪽에 위치한 나라이며 덥고 햇볕이 센 나라라는 설명을 해야만 했다.

김 앵커는 돌연 현송월 단장에 대한 조롱을 덧붙이기도 했다. 김 앵커는 현 단장의 수행이 이해가 안간다며 "현송월은 우리나라에 와서는 명품백을 들지라도 평양에서 김여정이 환송을 나오면 북한 브랜드 가방을 들고 있다가 열차에서 명품 브랜드로 바꿔서 드는 여자"라고 말했다.

민언련 시민 방심위는 TV조선의 해당 중계를 4차 안건에 상정했다. 시민 방심위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대한 첫걸음이 시작된 6월 10일, TV조선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도 어려운 비난을 퍼붓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이는 명백한 방송심의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시민 방심위가 해당 중계에 적용한 방송심의규정 조항은 대담·토론 등 시사프로그램에서 타인을 조롱하거나 희화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13조, 방송은 남북한간의 평화적 통일과 적법한 교류를 저해하는 내용을 방송해서는 안된다는 제29조 2항, 방송은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을 하여서는 안된다는 제27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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