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 시사프로그램이 '저널리즘 회복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새롭게 개편된다. KBS는 <엄경철의 심야토론>, 미디어비평 <저널리즘 토크쇼 J>, 시사 토크쇼 <사사건건> 등 총 3개의 시사 프로그램을 론칭, 시사 부문을 강화한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는 새롭게 론칭하는 3개의 KBS 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깜짝 방문한 양승동 KBS 사장은 "KBS가 새롭게 출발하면서 한 대단히 중요한 약속 중 하나가 'KBS 저널리즘의 신뢰를 회복하겠다'였다"며 "그 일환으로 라디오와 TV에서 시사 프로그램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KBS는 <엄경철의 심야토론>, 미디어비평 <저널리즘 토크쇼 J>, 시사 토크쇼 <사사건건> 등 총 3개의 시사 프로그램을 론칭, 시사 부문을 강화한다. 왼쪽부터 김원장 KBS 기자, 정세진 KBS 아나운서, 양승동 KBS 사장, 엄경철 KBS 기자. (KBS)

"'팩트'가 무엇인지 제대로 짚겠다"... KBS 매체비평 명맥 잇는 <저널리즘 토크쇼 J>

KBS가 내건 'KBS 저널리즘 회복의 출발점'은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다. KBS는 "경영진은 지난 4월 취임하면서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담아 '새로운 저널리즘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저널리즘 토크쇼 J>는 공영방송의 소임을 다하는 길이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저널리즘의 구현에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들의 토크를 통해 '한국 저널리즘'의 문제점을 파헤칠 예정이다. 자사 보도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의 보도에 대한 저널리즘 비평을 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진행을 맡은 정세진 KBS 아나운서는 "공영방송에서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수신료를 받는 조직이기 때문에 다른 언론사보다 저널리즘 비평 영역에서의 역할이 더 타고날 수 있다"고 답했다. 정 아나운서는 "가짜뉴스가 넘쳐나고 소위 '찌라시'라는 것의 신뢰도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며 "진짜 '팩트'가 무엇인지 보기 어려운 세상에서 공영방송은 '팩트'를 꼭 짚어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진행자 정세진 KBS 아나운서 (KBS)

한편,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저널리즘 토크쇼 J> 취재진은 지난 7일 YTN의 '김경수 압수수색 오보'경위를 취재하기 위해 YTN 사옥을 방문했다. 이에 YTN은 KBS에 공문을 보내 사과와 방송금지를 요구하며 해당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경쟁사인 타 언론사의 보도를 비평하기 쉽지 않을 텐데 비평을 위해 어떤 태도를 유지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정 아나운서는 "지켜야 할 절차는 지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보도)담당자 인터뷰에는 무리가 따른다"면서도 "서로 존중하되 시인할 수 있는 것은 시인하면 언론환경이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KBS가 먼저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답했다.

고정 패널로는 최강욱 변호사,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학대학원 교수, 안톤 슐츠 독일 ARD기자, 방송인 최욱 씨 등이 출연한다. 첫 방송에는 '드루킹 사건'관련 보도, 남북관계 관련 외신보도 오역 문제, YTN 오보 사태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민주주의 작동시키는 톱니바퀴 역할 하고파"... KBS 간판 토론의 부활<엄경철의 심야토론>

30년동안 이어져 온 KBS 토론 프로그램 <심야토론>이 2년 만에 <엄경철의 심야토론>으로 돌아온다. 진행자인 엄경철 KBS 기자는 지난 2년간 '심야토론'이 없어졌던 이유에 대해 "토론이 가능하지 않은 사회에서 토론 프로그램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아픔이 있었다"며 "토론이 불가능한 사회는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사회다. '심야토론'이 복원돼 민주주의를 작동시키는 톱니바퀴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엄경철의 심야토론> 진행자 엄경철 KBS 기자 (KBS)

이어 엄 기자는 "복원된 '심야토론'은 어떤 주제든 올려서 고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며 "옳건 그르건 나와 다르건 아니건 다양한 주장들이 KBS라는 공론의 장에서 다뤄져야만 한다. 동시에 토론자들이 자기입장만 말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도 고려해볼만하다'라고 생각하는 메세지를 시청자들에게 던져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매일 '라이브'로 진행되는 하드보일드 시사토크쇼 <사사건건>

KBS는 기존 KBS 1TV <4시뉴스집중>을 '4시에 전하는 다양한 시사 이슈'라는 의미를 담은 <사사건건(事事件件)>으로 개편한다. <사사건건>은 매일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특징을 살려 표창원, 장제원, 박지원, 이철희 의원 등 현직 정치인들을 고정 섭외, 그날그날의 정치 현안을 짚어낼 계획이다.

<사사건건> 진행자 김원장 KBS 기자 (KBS)

진행을 맡은 김원장 KBS 기자는 "프로그램 주제를 미리 잡아 놓으면 그 다음날 아침에 이슈가 달라진다. 가급적 핫한 이슈를 잡기 위해 패널도 고정시켰다"며 "살아있는 토론을 만들기 위해 너무 구체적인 질문도 만들지 않기로 했다. 앵커·작가·출연자들이 살아있는 날 것을 이야기하는 거칠고 강력한 질문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경철의 심야토론>은 오는 16일(토) 오후 10시 30분, <저널리즘 토크쇼 J>는 17일(일) 오후 10시 30분에 KBS 1TV에서 각각 첫 방송된다. <사사건건>은 18일(월)부터 매주 월~금요일 오후 4시,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