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빈은 한방에 훅 가버렸고, 인현왕후는 복위를 함에 따라 동이의 시대가 열린 듯 합니다. 드디어 숙원에 책봉되는 날 회임 사실까지 알게 된 동이는 앞으로 모든 것이 거침이 없을 것만 같은데요. 하지만 장희빈은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당당하게(?) 중궁전을 나서고, 일부러 가장 눈에 띄는 길을 통해 취선당으로 가면서 나인들의 수근거림을 듣는 장희빈은 이 치욕을 절대 잊지 않겠다 다짐합니다.

그렇게 와신상담 하는 장희빈은 절대 이대로 물러나 가만있지는 않을텐데요. 동이와 장희빈의 제 2라운드는 패자의 역습으로 시작할 듯 합니다.

동이의 회임, 영수군인가 연잉군인가?

현재 동이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퓨전 사극으로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요. 큰 흐름 자체는 역사적 사실을 따라가기는 하지만, 작가가 전개하고자 하는 에피소드와 스토리에 따라 역사적 사실이 바뀌기도 합니다. 일단 숙빈최씨 위주로 역사적 사실부터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데요.

1692년(숙종 18년) - 숙종으로부터 승은
1693년(숙종 19년) - 숙원 책봉(4월) - 아들 영수군 출생(10월) - 영수군 사망(12월)
1694년(숙종 20년) - 숙의 책봉 - 갑술환국 - 인현왕후 복위 - 아들 연잉군 출생(9월)
1695년(숙종 21년) - 귀인 책봉
1698년(숙종 24년) - 숙빈 책봉

현재 동이에서는 갑술환국으로 남인들은 숙청당하고, 중전 장씨는 희빈으로 강등되면서 인현왕후가 복위를 하고 동이는 숙원으로 책봉된 상태입니다. 역사적 사실에 대입해보면 분명 지금 태어난 아들은 연잉군이 되어야 하는데요. 하지만 동이에서는 갑술환국 이후에야 첫번째 회임을 하게 됩니다. 역사대로라면 이미 동이는 갑술환국 이전에 아들 영수를 낳았어야 하고, 숙원에도 책봉이 되었어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예고편에서 이것이 낚시가 될지 힌트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숙종은 아들을 보고 두달 채 안되었는데 벌써 입을 떼려한다며 영특하다고 하는데요. 역사에서 영수군의 경우 태어난지 두달만에 알 수 없는 명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또한 장희빈은 동이의 아들이 세자가 될 거라는 소문에 발끈해서 밀짚인형으로 저주를 거는 장면이 보여졌는데요. 그렇게 이번에 태어난 동이의 아들은 훗날 영조가 되는 연잉군이 아니라, 두달 만에 사망하게 되는 영수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고편 속에 보여진 밀짚인형은 동이와 동이의 아들로 보이는데요. 처음에는 훗날 장희빈이 인현왕후를 저주했다는 사실로 사약을 받게 되는 것 때문에, 인현왕후와 동이의 아들이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밀짚인형의 옷을 보니 인현왕후의 옷 색깔이 아닌 동이의 옷 색깔과 같더군요. 그리고 아직 인현왕후와 장희빈이 죽기까지는 7년(1701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는데, 벌써 인현왕후를 저주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죽음을 암시하는 것이라 보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암튼 그렇게 역사에서는 알 수 없는 병으로 두달 만에 사망한 아들 영수가, 동이에서 장희빈의 저주로 인해 두달 만에 사망하는 것으로 그려질 듯 한데요. 장희빈의 한이 서린 독백처럼 이번 영수군의 사망을 계기로 동이와 숙종은 아이를 잃은 슬픔에 잠기면서, 동이와 숙종 사이에 더 애틋한 사랑이 그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역사적으로도 영수군이 죽자마자(?), 다시 관계를 가져 바로 회임을 하고 연잉군을 낳게 되죠.

왕자를 품에 안으시고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하십니까? 부디 그러셔야 할 것이옵니다.
그래야 세상을 다 잃은 고통을 맛보실 테니깐요.

동이 vs 장희빈, 제 2라운드 패자의 역습

중전 장씨가 장희빈으로 강등되고 남인들이 숙청되면서 이미 동이의 세상이 되어버린 듯한 모양새지만, 동이에게는 여전히 강력한 아킬레스건이 있는데요. 바로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조직인 검계 수장의 딸이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장희빈이 동이에 대한 기록이 전무하다는 사실에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후궁첩지를 내려 그것을 공식적으로 조사하려다가, 서용기의 거짓보고로 흐지부지 넘어간 적이 있었죠. 그 때 서용기는 천동이가 자신이 찾던 최동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아 검계의 자료를 찾아 본 적이 있습니다. 서용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장희빈은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당시 차천수가 구해온 가짜 문서로 동이의 출생기록이 입증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마는데요.

와신상담을 하면서 복수의 칼날만 갈고 있던 장희빈은 그때의 의구심을 지워버릴 수 없었나 봅니다. 그래서 분명 검계가 동이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고 계략을 꾸미는 듯 한데요. 검계의 짓을 가장하여 활인서제조를 살해하고, 검계에 대해서 조사하게 만들어 동이와 검계와의 관계를 파헤치려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고편에서는 최철호 하차로 귀양을 가게 된 오윤 대신에 한성부 서윤으로 장무열이라는 자가 새로 등장했는데요. 이 사람 역시 남인의 사람으로 밤에 몰래 장희빈을 찾아가 절을 올리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장희재를 대신하여 장희빈의 수족이 되어 동이를 위협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검계의 조사 역시 장무열이 직접 담당하면서 동이와의 접점을 파헤치려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암튼 역시 장희빈은 아직 죽지 않았는데요. 서용기가 당시 검계 자료를 찾아보았다는 것만으로, 검계와 동이가 서로 연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라이벌 명탐정 동이 못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동이와 장희빈의 대결 1라운드에서 시종일관 자신의 악행을 숨기려 했던 장희빈과 그것을 파헤치던 동이의 쫓고 쫓기는 관계가 제 2라운드에서는 역전이 된 것 같은데요.

결국 이런 장희빈의 계략은 동이를 잠깐 위험에 빠지게 하지만, 동이가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자신의 원래 성씨인 최씨까지 얻어내는 결과를 만들어 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P.S> 38회에서 오태석이 자신의 조카인 오윤(최철호)이 귀양길에 올랐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많은 것을 잃었구나"하며 한탄을 하는데요. 이것은 최철호 하차로 본의 아니게, 장무열이라는 인물까지 새로 만들어 내며 대본을 수정해야 했던 작가의 아쉬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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