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V 유세윤이 27일 포복절도할 일을 벌였다. 디제이 뮤지와 함께 부른 ‘쿨하지 못해 미안해’가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어 '집행유애'를 발표한 유세윤은 ‘대한민국 아이돌 연애자유법 제정을 위한 법안 제안서’를 27일 문화체육관광부(아래 문광부)에 제출했다. 개그맨의 퍼포먼스가 유세윤으로 인해 훌쩍 발전했다는 의의를 우선 말해두고 싶다.

지금까지 예능 및 코미디 프로에 대한 정치권 특히 문광부 산하 방통위의 간섭이 극심했다. 유세윤의 이날 퍼포먼스 혹은 해프닝은 그런 세태에 대한 기발한 반발로 볼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생각은 전혀 없는 단순 이벤트라고 해도 좋다.

개그맨이니까 가능하고, 개그맨이라 그저 웃지만은 못할 의미를 담고 있다. 이것이 유세윤이 내놓은 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유세윤이 가진 용기와 기발한 발상은 감탄을 금치 못할 일이다. 삼복더위를 싹 씻어내는 듯 한 통쾌한 이벤트였다. 물론 냉정하게 하면 유세윤의 행동은 경솔한 면도 있고, 홍보를 위한 지나친 발상이라는 비판도 가능한 일이다.

괜한 돌출행동으로 행정부의 인력과 시간을 낭비케 한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은 없다. 당연히 처리결과는 기다릴 필요는 없지만 상식 밖의 일도 하도 많이 일어나는 시대니 또 어떤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보자면 이번 일은 그저 해프닝으로 끝날 일이고 그렇다고 해서 뒤끝 남길 일도 역시 아니다.

다만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유세윤이 가수의 입장이 아니라 개그맨으로서 ‘개그맨 소재 자유법’이라는 것을 냈다면 훨씬 더 폼 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지만 그것은 역시 무리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유세윤이 제출한 제안서의 내용에 관심을 두지 않아도 좋고, 한 발 더 나아가 그 의미를 더 고민 해봐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해프닝이 유세윤 스스로 행한 것이 아니라 Mnet에서 방영되는 ‘UV 신드롬’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맥이 풀리는 면도 없지 않지만, 아무도 생각지 못한 도발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방송의 일환이었으니 유세윤의 돌발행동에 시사적 의미를 두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세윤의 문광부 도발은 완전범죄(?)라 할 수도 있다.

유세윤과 뮤지가 UV라는 이름으로 그룹을 결성하고 내놓은 ‘쿨하지 못해 미안해’는 남자로서 하기 힘든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후속곡 ‘집행유애’도 법정용어를 패러디한 기발한 재기가 넘쳐나는 노래 제목이었다. 유세윤이라는 개그코드 때문에 그저 웃기만 하지만 심각하게 보자면 많은 풍자가 담긴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노래 자체보다는 외적인 것에 치우치는 면도 없지 않지만 어차피 유세윤이 평생 가수를 할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에 개그맨다운 도발과 재치에 그저 한번 웃어주고, 유쾌해지면 그만일 것이다.

이런 유세윤과 뮤지의 행보는 대단한 오버다. 이들 때문에 엽기 듀엣 노라조가 빛을 잃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오버하면 노라조만한 가수가 없었는데 앞으로 UV와 경쟁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UV가 됐건, 노라조가 됐건 이 오버스러운 노래에 대중은 대체로 호의적이고 특히 UV의 풍자에 후련함을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을 단지 해프닝 가수라고 할 수는 없다.

노래의 형태는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해왔다. 지금 웬만한 노래에 꼭 들어가는 랩은 과거 같으면 노래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측면이 아니더라도 UV는 한국 가요계에 식상함을 느끼는 대중에게 분명 시원한 냉수 한 잔의 충격은 주고 있으니 노래 하나로서의 의미는 전업가수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유세윤의 유쾌한 반란이 더위에 지친 몸에 활력를 주고 있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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