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문재인 정부로부터 언론탄압을 받은 당사자라고 주장하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에 나선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와 길환영 전 KBS 사장이 출구조사 결과 당선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13일 오후 6시에 발표한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송파구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는 28.2%의 득표율을 보였다. 같은 지역의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7.2%를 득표해 당선이 유력시 되고 있다.

충남 천안시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길환영 자유한국당 후보는 출구조사에서 34.5%의 득표율을 기록해 같은 지역에 출마한 이규희 더불어민주당 후보(56.8%)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9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 왼쪽부터 길환영 전 KBS사장, 김성태 원내대표, 홍준표 대표,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 송언석 전 기획재정부 2차관.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지난 3월부터 이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길환영 전 KBS 사장과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에 대한 전략공천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5월 공천을 확정지었다. 이들의 공천이 추진되던 당시 자유한국당은 영입 이유로 "현 정권의 언론탄압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공천이 확정되고 공식석상에 나선 이들의 주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배 후보는 자신이 현 정권의 블랙리스트라며 이는 '팩트'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정권에서 언론탄압은 없었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MBC 감사를 통해 과거 MBC 내부에서 작성된 블랙리스트가 드러나고, 국정원 적폐청산 TF를 통해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문건이 드러나면서 배 후보의 주장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길 후보는 KBS 사장 재임 시절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이른바 'KBS 보도통제'사건에 연루된 당사자다. 2016년 9월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참사 청문회에서 폭로한 바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당시 길 전 사장은 KBS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편집주간, 취재주간을 불러 '해경을 비판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참사 당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으로부터 세월호 보도 관련 "해경을 비판하지 말라"는 부탁을 받았던 김 전 보도국장은 길 후보의 지시가 보도통제였음을 알아차렸던 이유로 "이정현과 제가 통화 했을 때와 같았다"고 말했다.

길 후보는 보도통제 의혹 확산 등으로 2014년 KBS이사회로부터 해임당했다. 당시 KBS이사회 구성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이사가 전체 11명의 이사 중 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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