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100%의 야구잡담. 뉴스를 제작하고, 연말에 특집을 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쓰는 그저 푸념과 헛소리란 걸 먼저 밝힌다.(혹, 이런 포스팅을 보고 오해하면 곤란하다)

오늘은 원래 검도중계가 있던 날. 당연히 중계차와 스포츠PD, 모두가 검도가 펼쳐지는 곳에서 하루를 보낼 각오와 생각이었다.

그 전화를 받기 전까지는. 그 소식을 알기 전까지는. 삼성의 스타가 팀을 떠나는 건 어찌됐던 뉴스로서 나에게 매우 큰 일거리이자, 부담이다.

과거 내가 어린이 회원으로 야구를 보던 시절에 팀을 떠난 이들이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바쁜 나의 형편상...

분명하게 오늘의 "양준혁 은퇴"는 매우 큰 사건이고, 당황스러움으로 다가온다. 살아있는 신화이자, 야구기록의 사나이 양준혁. 그의 은퇴설은 사실 몇년전부터 야구시즌이 올때마다 고민하던(?) 문제이기도 했다.

야구특집방송을 제작하기 위해 스프링캠프, 전지훈련지를 찾을때마다 늘 묻던 질문이자... 양준혁 선수가 가장 싫어하던 질문 가운데 하나였다. 물론, 그만큼 중요하고 관심이 가는 사안이란 거.

언제나 대답은 "몇년은 더할 수 있다"라는 확신과 약간의 짜증이 섞인 어투.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내가 야구PD로 있고, 야구장 기자실을 출입하는 동안, 그는 늘 푸른 유니폼을 입고, 야구장에 나설것만 같았다.

그런데, 분위기가 지난 올스타전부터 조금 이상하게 흐르는 것 같더니... 이거 뭐냐? 시즌 중반에 갑작스러운 은퇴결정이라니!!!

삼성팬들, 양준혁 선수의 팬들은 물론.. 많은 다른 팀들의 팬들도 당황스러운 하루였을테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불만들도 있고, 여러 의심들도 있는 거 같다.

뭐, 갑작스러운 은퇴, 그것도 시즌 중반의 은퇴선언과 사실상 은퇴나 다름없는 1군 엔트리 말소 등으로 말이 많다.

1군 엔트리 말소, 그냥 보면 1군에서 잠시 쉬는 것 같지만... 양준혁이 빠진 자리에 현 코치진이 원하는 다른 선수가 하나 더 자리를 쓴다는 의미다.

늘 양준혁에 기용여부는 삼성홈피의 뜨거운 감자였으나.. 이제 그 논란은 끝났다. 아주 의심스러운 상황으로 말이다.

더구나. 우리 프로야구에 있어 스타들의 은퇴는 늘 아름답기보다 어수선했고, 삼성은 그런 어수선함의 대표구단이었으니 더더욱 그 논란이 깊다. 이런 분위기에서 과연 양준혁 선수를 소재이자, 주제로 한 특집이 가능할지도 의심스럽다.

담당PD로서 여러 고민과 갈등이 깊어지고...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과 여러 복잡함이 깊어지지만.. 정작 오늘은 뉴스제작으로도 바쁜 하루, 추측과 의혹은 모두 여기에 놓고 가야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아직까지 선구안부터 여러가지 부분에서 정상급 수준을 보여주는 양준혁의 은퇴, 몸에도 큰 이상은 없는 듯 한데 말이다.

뭐. 본인이 본인의 입으로 스스로 결정한 일이라니깐. 그것이 전부일 터. 아쉬움은 아쉬움이겠지.

휴.. 그래도, 지난 올스타전의 모습이 더욱 서럽게 겹쳐지면서 야구팬으로서, 또 야구담당PD로서, 마음은 계속 서늘하고. 심지어 아픈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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