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을 지나야만 도착하는 작은 집. 그곳에서 3달 간의 행복 실험이 있었다. 자발적 고립을 선택한 박신혜와 소지섭은 오프그리드로 생활하며 다양한 행복 찾기에 집중했다. 행복이란 가치에 대한 고민은 우리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수 있음을 <숲속의 작은 집>은 보여주었다.

숲속 작은 집의 행복;
말하기 쉽지 않은 행복, 그 행복을 우린 느끼며 살고 있을까?

박신혜와 소지섭의 3달 간 숲속 작은 집에서 생활은 끝났다. 조금의 아쉬움도 있지만 색다른 시도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숲속의 작은 집>은 충분한 가치를 얻었다. 익숙한 재미를 추구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외연을 확장해 나갔다는 것은 충분한 의미를 담고 있으니 말이다.

전기, 수도, 가스 등 공공시설이 존재하지 않는 오프그리드에서 생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완전 자연인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그나마 이 실험에 참여한 이들에게는 태양광 에너지를 통해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했다. 휴대용 가스버너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완벽한 오프그리드까지는 아니었다.

tvN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 <숲속의 작은 집>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한 공간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사는 것은 어쩌면 많은 이들에게는 꿈과 같은 일탈이었을 듯하다. 일상의 고단함을 피해 자연 한가운데 작은 집에서 모든 것을 털어내고 나 자신을 위해 생활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 될 수밖에 없다.

직접 모든 것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외식이나 배달 음식이 아니라 오직 나만을 위한 음식을 직접 만드는 행위 자체가 행복이다. 다른 누군가를 위해 하는 음식도 행복이지만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식사 준비는 자존감을 키워준다는 점에서 더 큰 행복감을 가질 수 있다.

같은 공간이지만 너무 다른 날씨에서 행복 실험을 한 소지섭과 박신혜는 그들이 살아왔던 삶만큼이나 생활방식과 그 속에서 느끼는 행복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 '행복 실험'을 하는 13일 가운데 10일 동안 눈비와 함께해야 했던 소지섭에게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tvN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 <숲속의 작은 집>

소지섭에게는 그 집이 더 소중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자연이 반기지 않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작은 집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어쩌면 누구보다 자신에 대한 생각을 더 깊이 했을 수도 있어 보인다. 자연이 환하게 반겨주었던 박신혜는 온 몸으로 자연과 함께하는 일상을 보냈다.

<숲속의 작은 집> 감독판으로 제작된 '못다 한 이야기'는 그동안 만들어진 감독판 중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는 느낌이 든다. 두 사람의 '행복 찾기'에만 집중한 채 그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개념으로 접근한 마지막 이야기는 왜 그들이 이 실험을 시작했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본편에 담지 못했던 이야기와 모든 촬영을 마친 후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들의 행복한 일탈에 대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는 그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 애착이 갔다. 예능에 최적화되거나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이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각자가 느끼는 행복. 그 행복이란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사실 행복이다. 행복이란 단어를 생각하는 순간은 행복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다. 그게 아무리 사소하고 작다 해도 내 삶에서 행복했다는 생각되는 그 모든 것들을 끄집어내 곱씹어 본다는 것. 그 행위 자체가 행복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이야기하고 있었다.

tvN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 <숲속의 작은 집>

제작진과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을 좋아하는 박신혜. 그렇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로 인해 행복한 기억을 공유할 수 있었던 제작진 모두 그 시간이 행복이었을 듯하다. 고기와 채소를 삼시세끼 먹는 소지섭에게 그럴 듯한 요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혼술 미션에서 혼자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음식을 만든 것은 그저 손이 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비록 혼자 생활하는 과정을 담는 예능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 제작진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위해 좀 더 많은 음식을 해서 나누려는 마음을 가진 박신혜는 참 좋다.

제주의 어느 산 중턱을 올라서면 숲이 나온다. 그 숲길을 지나면 커다란 광장 같은 공간이 나온다. 그리고 그 공간 한편에 소집섭의 작은 집이, 건너편에는 박신혜의 작은 집이 존재한다. 그 작은 공간을 사이에 두고 자연은 있는 그대로 자신들의 삶을 살아간다.

누군가가 키우는 강아지 봉이와 꿩, 노루까지 그 숲에는 다양한 자연이 함께했다. 우거진 숲에 살아가는 많은 종류의 새들까지 함께하는 그곳에는 계절이 변하며 많은 수의 개구리들도 반긴다. 소지섭이 특별하게 생각하고 각별하게 바라보던 소들까지 함께했다.

tvN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 <숲속의 작은 집>

ASMR이란 용어를 익숙하게 받아들이도록 했던 <숲속의 작은 집>에서 생활한 소지섭과 박신혜는 정말 행복을 찾았을 까?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의 소리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었을 것이다.

도심의 수많은 소리는 소음이다. 인공적인 소리들의 조합은 조화롭지 않다. 그렇게 지독한 소음 속에서 살다 자연의 소리를 온전히 느끼며 생활하는 그 시간이 곧 행복이었을 듯하다. 자신만의 확실한 소확행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박신혜. 마치 수도승처럼 여전히 많은 고민들로 자신을 혹독하게 하던 소지섭. 그들에게 '행복'이라는 단어는 쉽게 말할 수 없는 가치이기도 했다.

자신의 삶이 행복한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하다는 박신혜. 남들과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이 행복이 아닌 감사라고 표현하는 그녀의 말은 연예인의 삶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감사하며 살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해하는 박신혜, 그리고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함께 고생했던 이들과 짜장면 한 그릇을 먹으며 환하게 웃는 소지섭은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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