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방송된 <무한도전-시크릿 바캉스>편은 아무 생각 없이 그들과 즐겁게 웃고 떠들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그들이 처음 가지는 바캉스라는 말처럼 편안하고 자유로운 그들의 여행에는 무도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소소한 재미들이 잔뜩 숨겨져 있었습니다.
말벌도 이기지 못한 재석의 프로의식
1. 하와수, 재석의 솔선수범이 만든 프로레슬링의 힘
10주 연속 방송되는 레슬링 편에서도 시크릿 바캉스 편에서도 유재석이 보여준 솔선수범과 프로가 가질 수 있는 정신은 탁월했습니다. 생방송 중 말벌에 쏘이는 황당한 상황 속에서도 스태프와 멤버들에게 오히려 "침착해라"라고 말할 정도로 그는 진정한 프로였습니다.
저질 체력에 고난이도 기술들을 스스로 배워나가야 하는 그들에게 레슬링은 고역이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보여주는 집중력은 역시 고수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손스타의 차분하지만 열정적인 가르침과 쉽지 않은 도전을 예능으로 풀어가는 멤버들의 노력은 고된 연습도 흥미로운 웃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중간 중간 쳐지는 느낌이 들면 나오는 '하와수'의 보디 슬램은 완벽한 하모니를 보여주었습니다. 최고의 교보재인 준하와 협회장 명수가 만들어내는 레슬링 상황 극은 철저하게 만들어진 기술 속의 즐거움이었습니다.
병든 명수를 제치고 모든 실습의 일 순위 대상이 된 재석의 투혼은 대단했습니다. 최대한 안전하게 진행된 기술 전수이지만 직접 몸이 매트 위에 내던져지는 상황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새로운 기술인 수플렉스를 경험해보고는 흔들리는 머리의 충격으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을 웃음을 잃지 않고 그대로 받아내는 그의 모습은 이후 여러 번 반복적으로 이를 수행해내며 하나의 웃음 코드로 승화시켜버렸습니다.
아무리 건장한 체격을 가졌다고 한들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것이 레슬링임을 그들은 웃음 속에 숨겨진 아픔으로 모두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힘겨움을 이겨내며 조금씩 기술들을 익혀나가는 무도 인들의 도전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고 아름다웠습니다.
2. 도니형과 말벌 투혼이 돋보인 바캉스
춘천으로 향한 그들의 바캉스는 여러 가지 의미를 함축하며 많은 재미까지 이끌어냈습니다. KBS 앞에서 시작한 '1박2일'과 유사한 그들의 여행은 언론 자유를 위해 투쟁 중인 KBS 노조에게 힘을 실어주며 그들과 함께 하는 예능인의 자세와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이번 바캉스를 투쟁 중인 노조원들의 못 다한 '1박2일'에 대한 헌사와도 같았습니다.
유사한 듯 하지만 철저하게 무도다운 바캉스는 소소한 그들의 장난과 상황들이 만들어내는 재미였습니다. 총무를 맡은 쿨 가이 정준하가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악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은 그 자체가 웃음이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웃어야만 하는 준하에게 닥친 현실적인 고통은 웃음 속에 숨겨진 아픔이었습니다.
여행 첫 날의 점심까지 들어간 비용만 공금 제외하고 100만원이 넘었다는 준하의 말과 이제 시작이라는 멤버들의 장난은 쿨 가이 콘셉트와 무한 압박으로 다가오는 비용의 한계가 자연스러운 상황 극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최종 목적지인 중도로 가기 위해 잠시 쉬는 시간 힘겨움에 짊어진 텐트를 쿠션 삼아 잠시 쉬는 재석을 '메뚜기 초밥'으로 활용한 센스와 텐트를 치고 평상복으로 갈아입는 멤버들이 철저하게 형도니 스타일을 재현하는 모습은 일관성 있는 그들 여행의 재미였습니다.
형돈의 오리지널의 미친 존재감은 쳐진 목티와 하와이안 반바지, 자비 없이 꺾어 신은 운동화로 '도니를 도니답게'하는 패션은 완성되었습니다.
홍철과 제작진들이 비밀리에 준비한 '친친 라이브'는 이미 본방송 전부터 화제를 몰고 왔었습니다. 무도 방송되기 전 라이브로 전해진 그들의 라디오 방송은 무도의 힘을 다시 느끼게 했었으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명수 옹은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홍철처럼 활용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을 표할 정도로 홍철의 센스가 빛나는 상황이었습니다.
여름철 야영지의 적은 다름 아닌 벌레들입니다. 수많은 벌레들이 불빛을 쫒아 오는 것은 당연하고 방송을 위해 준비된 이동 스튜디오는 모든 벌레들의 집합처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벌레들 중 말벌들까지 스튜디오로 날아들며 최악의 상황은 벌어졌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아픔을 참고 라이브를 그대로 이어가는 재석의 모습은 역시 프로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도록 했습니다. "괜찮습니다. 내 다리에요. 침착 하세요"라고 하는 재석의 모습에서는 정말 벌에 쏘이기는 했나 라는 생각이 들게 했지요.
말벌이 쏜 자국이 커다랗게 보일 정도의 상황에서 결코 쉽지 않았을 고통을 이겨내며 마지막까지 방송을 하는 재석의 모습은, 국민MC라는 호칭을 그저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명수옹이 제안했던 텐트 나이트는 밤무대에서 디제잉을 했었던 디제이 명수 옹으로 인해 즐거운 시간들을 만들어냈습니다.
도니와 너무 닮은 수상안전 요원의 등장은 의외성이 만들어준 재미였습니다. 후줄근한 모습마저도 꼭 닮은 그들의 상황 극은 여행지이기에 가능한 재미였습니다. 명수 옹에 의해 특별 초대된 '스윗 소로우'의 파이야는 특별한 재미였습니다.
두 시간 자고 일어나 포크 댄스를 배우기 위해 복장을 착용한 그들은 스위스 분위기를 낸다는 명수 옹의 외침 '이브지 옵프'를 아무도 받아주지 않자 제작진들이 '사운드 오브 뮤직' 장면을 통해 살려주는 편집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포크 댄스를 위해 서울노인복지재단에서 온 어머님들과의 포크 댄스는 처음의 흥겨움이 지속되는 춤사위로 인해 고통으로 이어지기만 했습니다.
대한민국 대중문화를 지배하고 있는 아이돌에 도전하는 무한도전의 도전만으로도 이미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그들의 '아이돌 특집'은 다음 주에 그 실체가 모두 드러날 예정입니다. 끝이 없는 그들의 도전들은 그렇게 무모하지만 그 무모함마저 현실로 만들어놓는 힘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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