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방송된 <해피투게더>에는, 손담비, 애프터스쿨의 가희와 리지, 씨앤블루 정용화, 슈프림팀에 사이먼디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특히 '리지-정용화-사이먼디-신봉선'의 고향이 부산이라, 마치 '부산특집'으로 비춰질 정도였다. 부산사투리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적지 않았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이 날 가장 눈에 띤 게스트는 리지였다. '레이나-나나'와 함께 걸그룹 오렌지캬라멜로도 활동중인 여고생 리지는, 낯선 예능에서도 놀라운 적응력을 보였다. 오렌지캬라멜 '마법소녀'의 안무는, 무대 위에선 낯간지러운 데 반해, 예능에선 웃음을 주는 소스로 부족함이 없었다.

유재석과 박명수는 오렌지캬라멜의 안무를 안다며 능숙하게 따라 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유재석은 막내 리지를 위해 적극적인 리액션으로, 예능이 낯선 리지의 기를 살려주었다. 초반 마법소녀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리지도 분위기에 편승할 무렵, 찬물을 끼얹는 가희의 행동이 나왔다.

'리지-가희' 호감과 비호감의 차이

유재석은 리지에게, 손담비와 가희의 첫인상을 물었다. 이에 리지는 애프터스쿨과 손담비가 기가 세 보이지 않냐고 반문했다. 유재석은 리지에게 솔직하다며 칭찬을 했지만, 가희는 다소 정색한 표정으로 "얘, 오늘 걱정돼 죽겠네."라며, 리지의 입을 손으로 막아버렸다.

가희의 리액션은 예능으로 봐주기 힘들정도로, 뼈가 있는 말과 행동이었다. 결국 리지는 가희의 눈치를 본 듯, 주눅이 든 말투로, 언니들이 막내라고 잘 챙겨준다며 급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상황을 지켜 본 유재석이 너무 훈훈하게 급마무리하지 않았냐고 꼬집었고, 옆에 있던 정용화가 가희가 애프터스쿨 멤버들을 다그치는 모습을 봤다며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다.

물론 가희는 애프터스쿨의 맏언니이자 리더이다. 당연히 동생 같은 멤버들을 보살펴야 하고, 때때로 동생들이 잘못을 하거나 실수가 보일 때는, 지적하고 꾸짖을 수 있는 악역을 맡아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애프터스쿨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해피투게더>에는 애프터스쿨외에도 다른 많은 사람들이 출연하고 제작을 위해 참여하고 있다. 리지가 녹화중에 어떤 언행을 하든, 그것은 녹화후에 애프터스쿨과 소속사에서 따로 모니터 할 문제다.

리더로서도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다. 예능프로그램이 낯선 막내 리지에게 힘을 보태줘도 모자랄 판에, 초판부터 군기를 잡는 듯한 행동을 취함으로써, 리지가 방송에다 가희의 눈치까지 봐야하는 상황을 조성한 것이다. 이 점을 간파한 유재석이, 주눅 들지 모를 리지에게 자주 질문을 건네고 크게 호응을 해주면서, 초반 경직될 뻔한 리지를 살렸고, 결국 손병호게임에서 리지의 "메뚜기 접어!"를 끌어내 대박웃음을 터트렸다.

열 번을 잘 해도 한번 실수하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최근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아가는 가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애프터스쿨 안에 스스로를 가두거나 혹은 멤버들의 가두려는 언행이다. 특히 예능에서는, 멤버 각자가 개성을 살릴 수 있게, 가급적 터치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예능에서 마저 애프터스쿨의 리더 행세를 하면 곤란하다. 애프터스쿨 멤버들 역시, 가희를 의식하고 방송에 임해선 본인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예능에서 솔직한 것만큼 호감도를 높이는 방법은 드물다. 또한 그 솔직함을 끌어내기 위해 MC들이 있는 것이다. 솔직함을 가로막는 행동은 반대로 비호감을 살 뿐이다. 리지는 <해피투게더>에서, 애교 있는 부산사투리와 함께, 시종일관 귀엽고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크게 튀지도 않으면서, 자신에게 질문과 카메라가 찾아왔을 땐 흐름을 이어갈 줄 아는 센스. 무리 없이 호감도를 쌓았다는 점에서, 예능에서 주목해도 될 신인으로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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