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선정, 이 문제에 대한 포스팅은 사실 어떤 식으로 접근하더라도 비난하기 참 좋은 소재일지도 모르겠다.
선정 과정상의 문제나, 후보군에 대한 이의. 그리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기 좋은 소재라는 거.
거기에 독이 든 성배란 평을 듣는 우리 대표팀 감독이기에 맡은 뒤에도 참 만만치 않은 그런 자리이고, 욕하고 비난하기 참 좋다.

일차적인 결론을 내리자면, 조광래 감독 선임에 대해선 박수를 보낸다. 짝짝!
축구협회와 껄끄러운 관계인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는 건 어찌됐던 정말 의미 있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조광래 감독은 조중연 현 회장과 대척점에 있던 허승표 후보의 대표적인 지지자, 당연히 친여권 인사들 중에 한명이 선임될 거란 예측이 많았다.-
외국인 감독도 아니고, 국내 K리그 감독인데다가 유망주 발굴에 탁월한 소질을 보여온 조광래 감독이었기에 축구협회의 선택은 합리적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축구협회의 선택, 과연 박수를 보낼만한 결정이라고만 할 수 있는게 아니다.
-당연히 문제가 있고, 그것에 대해 비난을 하려고 쓴 포스팅이지 않은가.-

한때 겸임까지 생각했던 조광래 감독, 그만큼 경남에 대한 애정이 깊은 감독이었다.
그럼에도 대표팀 감독이란 기회, 혹은 부탁. 아니면 강요에서는 자유롭기 힘들었고, 그가 택했던 유일한 방안이던 겸임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경남구단의 양보가 있었다곤 하지만, 그 양보라는 것이 애당초 거절이 가능한 부탁에 대한 양보였던가?
도대체, 자국 리그가 진행중인 가운데, 자국 리그의 감독을 뽑아가며 그 팀에 대한 기본적인 부탁조차,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K리그의 자존심. 자국의 유일한 프로리그에 대한 개념과 생각, 축구협회는 우리의 리그를 살려주긴 커녕, 안중에도 없는 듯 하다는 거.
시즌을 마친 뒤에 영입하면 안 되는가? 아니면 큰 대회도 없는데 겸임을 허용했으면 안 되는가?

하긴, 우리 K리그 팬들에겐 이미 익숙한 일인지도 모른다.
3년전 이맘때, 부산 아이파크의 감독을 맡은 당시 부산MBC 해설위원 박성화 감독,
하지만 지휘봉을 잡은지 17일만에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자리를 옮기며 부산팬들, 아니 K리그를 지지하는 많은 팬들은 어이없음을 느껴야 했다.

처음의 비난엔 오히려 몸을 조심하며 앞으로 이런 사태를 막겠다는 각오를 보이는 듯 하더니...
이번에는 오히려 더 대담하다.

비록 리그는 아니지만, FA컵 16강전을 앞두고 대표팀 감독으로 가는 자신의 팀의 감독과 이별을 알게 된 경남.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기대할 수도 있었으나, 어수선한 팀 분위기는 경기에서 고스란히 들어났고, 결국 4대 7로 패하고 만다.
-모르겠다. FA컵은 대한축구협회 KFA에서 주관하는 대회니 이런 상황에 대한 책임감이나 죄책감이 전혀 없었을지도.-

조광래의 유치원, 이라 불리우며 경남FC에서 유망주로 커가던 선수들.
그들에게도 아마 이번 대표팀의 결정은 좋은 영향만큼이나, 안 좋은 영향이 있을 듯해서 걱정된다.

오늘 경기가 단적인 예가 되진 않을까, 벌써부터 괜한 걱정이 든다는 거.

조광래 유치원이라 불리며, 팀을 만들어낸 그의 역량, 경남에서의 역할과 공로가 있기에 팬들은 아쉽고, 또 한편으론 허탈하다.
그리고, 길어야 가을쯤엔 경남을 떠나야 하는 조광래 감독의 마음 역시 편치 않을 듯 하다.
구단과 팬들이 이해하고 수용한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지만.. 여전히 축협의 선택에 K리그는 너무나 쉽게 다뤄지고 있다.

조감독의 대표팀엔 지지를 보내고, 또 응원을 보낸다.
하지만. 최소한 지금의 결정과 운영을 보이는 우리의 축협 KFA, 그리고 그들이 가진 K리그를 향한 시선은 너무나 답답하다. 불만이 더욱 깊어진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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