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혹은 사고 후 미처리 사건으로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권상우가 이번에는 예의문제로 또 다시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사고 후 빗발치는 비난에도 한마디 사과나 해명이 없었던 권상우가 지난달 일본 팬 페이지에 두 차례 사과문을 게재한 것이 보도되면서 대중들은 ‘사고는 국내서 치고 왜 일본에다 사과를 하냐’는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소속사는 해당 사과문은 소속사 보도 자료였으나 정리하는 과정에 마치 권상우가 직접 언급한 사과문처럼 게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21일 권상우의 국내 팬카페 ‘천상우상’에 16일날 작성했다는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조차 누리꾼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6일날 작성한 사과문을 바로 공개하지 않고 일본 사과문에 대한 비난 후의 공개가 뭔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늑대소년 우화의 교훈처럼 권상우가 하는 어떤 행동도 곱게 볼 수 없는 현재 대중의 태도가 그대로 드러나는 현상이라고 보인다. 권상우로서는 어떤 것 하나도 믿어주지 않는 대중이 원망스러울지도 모르겠으나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못한다면 그 오해와 진실 사이의 간격은 훨씬 더 멀어지고 말 것이다.

권상우가 사고를 낸 지 한 달이 지났다. 그 동안 권상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담당 경찰관 2명이 징계를 받게 된 그 사건을 검찰은 500만원의 약식기소 결정을 내렸다. 반성과 자숙의 기간을 갖겠다던 소속사 발표만 있었고, 지난 25일과 이 달 12일 팬 미팅과 관련한 글이라고는 하지만 국내에는 아무 말 하지 않았던 권상우가 일본에만 사과의 뜻을 비친 것에 대중은 ‘한국이 우습냐’는 반감을 갖게 됐다.

팬클럽에 21일 뒤늦게 권상우의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으나 그에 대해서도 곱게 보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검찰의 약식기소에 대해서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 속에서 외국이라 할지라도 떠들썩하게 생일파티를 할 상황이냐는 비난도 함께 터져 나오고 있다. 안될 때는 뭘 해도 일이 꼬이기 마련이다. 정말 자숙한다면 생일파티를 생략하는 편이 현명했을 수도 있다.

이렇게까지 최악의 비호감 연예인으로 추락하는 것을 보면서 과연 지난 21일 새벽에 현장을 도망친 그의 판단과 선택이 옳았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돌이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단지 도망만 친 것이 아니라 매니저가 뒤집어쓰려는 시도가 있었고, 대중들이 사건조사에 대해서 납득할 부분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담당 경찰관 2명은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해있다. 징계는 하지만 재수사는 하지 않겠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사과문제로 인해 권상우는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아직도 중요한 것은 21일 새벽의 진실이다. 사고 후 자진출두하기까지 이틀의 진실이다. 음주운전이 아니라 단순히 당황해서 도망친 것이라면 굳이 매니저에게 잘못을 대신 지우려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일본 팬페이지 사과문으로 한국 팬에 대한 예의문제가 불거졌지만 여전히 권상우 사건의 핵심은 21일의 진실이다.

사과를 해도 그 후의 일이며, 생일파티며 드라마 출연도 그 후에 가능한 일이다. 그 진실을 덮은 채로 밀어붙인다면 막을 방법은 없지만 어두운 연예사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경고하고 싶다. 음주운전 자체가 큰 사건이기기는 하지만 예전 김상혁이 회복할 수 없는 비호감으로 전락했던 것은 거짓말 때문이었다. 김상혁이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안했다”라고 했던 것과 권상우가 “놀라서 도망쳤다”는 말이 같아 보인다는 점을 권상우 본인은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권상우가 매사에 ‘찍힐’ 행동만 거듭하는 것은 스스로 당당하지 못한 까닭일 것이다. 16일에 작성했다는 사과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그것을 뒤늦게 공개한 것은 상황을 아직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기회가 남았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진실을 덮고 악수를 쌓아가는 것보다는 한두 해 쉬는 한이 있더라도 진실을 밝히고 대중의 용서를 구하는 편이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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