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쇼크라고 이름 붙여 '추적 60분'은 우리사회의 표절을 나름 다양한 측면에서 다뤘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공개적으로 언론화한 이번 방송은 표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습니다. 

근절하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방법만 있으면 된다

이효리에게 표절이 아닌 통 카피를 넘긴 바누스 이재영은 현재 경찰 조사를 마치고 검찰 송치를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로써 이효리와 둘러싼 모든 논란은 끝이 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본인과 소속사, 광적인 팬들 외에는 없을 듯합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원작자의 연락조차 받지 않았던 그들의 행태가 어떤 식의 변명이 가능할 까요? 그들의 해법은 단순하고 명쾌했습니다. 바누스를 고소하는 것으로 모든 사건을 정리해버리겠다는 그들의 행태는 결코 우리사회에서 표절은 사라질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줬습니다.

교묘하게 표절을 하는 것은 용납이 되지만 누구나 알 수 있는 통 카피는 고소 사건이 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이야기 정도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은 8월까지 소속사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엠넷이나 침묵으로 나 몰라라하는 이효리의 행동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음원들을 사이트에서 다운할 수 없도록 막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앨범은 전시되고 판매되고 있습니다. 왜 앨범을 수거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다른 곡들도 있는데 어떻게 수거 하냐고 그들은 변명 같지 않은 변명을 내놓았습니다.

최소한 자신들이 저질러 놓은 일들이 얼마나 엄중하고 커다란 범죄임을 깨달았다면 앨범을 지속적으로 판매하는 파렴치한 일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효리 역시 자신과 상관없는 소속사의 영역이고 문제라고 발뺌하는 모습에서 최소한의 양심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그녀에게서 무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그저 자신을 옹호할 수 있는 집단에게만 사과를 해 그들이 철저하게 누구를 위한 예능인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줬습니다. 대중들을 위한 활동이 아닌 소수의 팬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효리에게 그동안 너무 과분한 평가가 있어 왔다는 것을 모두 깨달았을 겁니다.

별 소소한 이야기들마저 기사화해서 홍보하는데 열을 올리던 그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일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함구하며 숨기에 바쁘니 한없이 비열한 작태는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표절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로 많은 이들은 징벌의 문제를 꼽았습니다. 표절 판정을 받아도 고작 500여만 원이나 많아야 1, 000만 원 정도의 벌금만 물면 끝나는 일이기에 많게는 10억 가까운 수익을 거두는 그들이 표절을 그만둘 이유는 없습니다.

법적인 판결이 났던 엠씨 몽의 표절에 대해 여전히 자신만은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상황은 표절이 근절될 수 없는 이유를 말해주지요. 이효리 역시 활동을 모두 마치는 시점에 자신을 옹호하는 팬들에게 철저한 피해자의 위치에서 사과문을 올렸을 뿐입니다.

god의 '어머님께'라는 곡은 박진영의 출세작이자 엄청난 부를 안겨준 곡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곡 또한 표절이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모든 활동을 마친 후에야 조용하게 원작자와 합의했습니다. '소 핫'이라는 곡 역시 철저하게 계산된 표절 의심 곡입니다.

조직적으로 곡을 사들여 표절을 일삼는 행위도 암암리에 전해지는 이야기이지만 이번 방송을 통해 언급돼 구조적인 표절 집단들과 거대 기획사들에 만연된 도덕불감증의 크기를 짐작하게 했습니다.

길어야 두세 달이면 활동이 끝나는 요즘의 가요계는 표절을 부추길 뿐입니다. 구조적으로 표절을 해도 큰 손해를 보지 않는 상황에서 두세 달 활동으로 엄청난 수익을 거둬들이는 그들에게 표절은 그저 달콤한 유혹일 뿐입니다. 가수로서의 자존심도 없는 그들에게 오직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돈 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표절에 관대하고 무감각해져버린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탄하는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의 이야기처럼 표절을 방조하고 표절을 용인하는 대중들에게도 책임이 막중합니다. 표절한 가수들에 대한 이기적인 온정주의가 판치는 상황에서는 결코 표절은 근절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표절을 근절하는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바로 징벌적 배상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표절로 인해 벌어들인 모든 비용뿐 아니라 이를 상회하는 벌금이 주어진다면 함부로 표절할 수 있을 까요? 그들이 표절에 당당한 이유는 표절을 해도 돈은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철저하게 영혼을 팔아 돈을 버는 그들에게 처방전은 엄청난 벌금 밖에는 없습니다.

'표절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음악평론가 성우진씨의 이야기가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표절과 관련해서 무의미한 조직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그저 돈벌이에 급급한 조직일 뿐이었습니다. 오로지 한 곳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은 비대한 몸집만 만들었을 뿐 표절을 단속하거나 가려낼 의지조차도 없었습니다. 등록비로 유지되는 그 단체는 표절과 상관없이 등록되는 곡들이 늘면 늘수록 수익이 늘기 때문입니다.

표절로 판명이 나는 순간 관련 당사자들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중음악평론가 강헌씨의 말은 당연합니다. 외국에서도 표절에 대한 유혹이 없는 게 아닙니다. 그들이 도덕적으로 대단히 우수하기 때문이 아니라 표절을 하게 되면 모든 것이 끝장나는 벌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은 새겨들어야 합니다.

사회적 지위와 스타로서의 모든 위상이 깡그리 무너트려진다면 독배를 마실 이유가 없다는 말은, 우리 사회에서 왜 표절이 근절되지 않는지를 우회적으로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부끄러움을 모르고 사과할 줄 모르는 현재 상황에서 그들의 파렴치한 작태를 근절시킬 수 있는 것은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응징 밖에는 없습니다. 국격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따지는 현 정부가 지적재산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표절에 손 놓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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