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2017년 KBS 경영평가 결과가 공표됐다. 2017년도 KBS 경영평가단은 한 해 동안의 KBS 방송에 대해 "보도 공정성과 신뢰성이 국민적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신뢰성 회복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 시청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KBS 이사회는 27일 밤 '2017 사업연도 KBS 경영평가 결과'를 공표했다. KBS 이사회는 방송법에 따라 매해 경영평가단을 구성해 한 해 동안의 KBS 방송과 경영 전반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다.

KBS 사옥(KBS)

2017년도 KBS 경영평가단은 한 해동안 KBS 방송 부문에 대해 "보도의 공정성과 신뢰성은 국민적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논쟁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이에 KBS는 보도 공정성과 신뢰성 회복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여, 시청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어 평가단은 "공정방송 수호를 위한 장기간 파업이 있었으며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며 "내부 구성원들 간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더 공정하고 신뢰받는 방송이 될 수 있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경영·회계 부문에 있어 평가단은 KBS가 수신료 수입 정체와 광고 수입 급감 등 재정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투자비용 긴축과 장기 파업에 따른 비용 감소로 균형 예산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2017년도 KBS의 당기순이익은 564억 원이 발생해 2016년 대비 316억 원이 증가했다.

하지만 평가단은 "이런 장기적 불황형 긴축기조는 자칫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고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투자를 지체시킬 우려가 있다"며 "자본금 증자, 수신료 인상, 콘텐츠판매 활성화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재정을 확충하면서 신뢰 회복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고대영 전 KBS 사장은 재임 당시 경영 수치가 호조를 띄고 있다며 경영실적을 과시한 바 있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KBS가 공정성과 신뢰성을 회복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로 이어진 것이다.

KBS의 조직 개편과 관련해 평가단은 "방송의 공익성, 공정성, 다원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평가단은 "시청률 경쟁보다는 권력 감시와 사회적 약자 권익옹호, 민주적 소통의 광장 마련 등 공영방송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방송편성의 자율과 독립을 보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위축됐던 탐사보도 등에 인적·물적 자원 투입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평가단은 KBS의 인사와 관련해 "KBS가 사회적 개혁과제에서 모범이 되려는 노력을 다해 주길 바란다"며 여성에 대한 공평한 기회부여, 장애인 고용 법적 정원 충족 대안마련, 비정규직 인력의 처우 개선 등을 개선안으로 제시했다. 지난 1월 '한겨레21'은 KBS가 협찬 상품권으로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임금으로 지불해 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근로기준법 개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방송사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개선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또한 평가단은 기술·뉴미디어 부문에 있어 장애인·소외계층을 위한 수신환경, 뉴미디어 플랫폼 등에 대한 KBS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KBS 이사회는 이같은 내용의 경영평가보고서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BS 이사회는 오는 3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보고서 채택을 의결하고 세부 내용이 담긴 경영평가서를 배포할 예정이다.

2017년도 KBS 경영평가단은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교수, 박은희 대진대 교수, 김학수 50플러스코리안미디어 협동조합 전무이사, 이상운 남서울대 교수,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김진헌 회계법인 성지 대표 등 6명의 외부전문가와 전홍구 KBS 감사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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