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다. 북미 정상회담을 두고 북미관계가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양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양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측 합의에 따라 회담 결과는 내일 오전 10시 문 대통령께서 직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앞서 지난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당신들(북한)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근거,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에서 회담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싱가포르 회담을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취소에 한반도 정세는 일순간에 냉각되는 듯했다.

그러나 25일 김정은 위원장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통해 유화적 논조의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다시 급변했다. 김 제1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이라는 것은 사실 조미 수뇌상봉을 앞두고 일방적인 핵 폐기를 압박해온 미국 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실상 북한이 자신들이 내놓은 공격적인 발언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계관 제1부상은 "역사적인 조미 수뇌상봉에 대하여 말한다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시기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수뇌상봉이라는 중대사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데 대하여 의연 내심 높이 평가하여왔다"며 "또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음을 밝히는 대목이다.

김계관 제1부상은 "미국측의 일방적인 회담취소 공개는 우리로 하여금 여직껏 기울인 노력과 우리가 새롭게 선택하여 가는 이 길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계관 제1부상은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리는 없겠지만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보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아무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에 유화적 메시지를 보내며 북미 정상회담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메시지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북한)은 그것(북미 정상회담)을 무척 원하고 있다"며 "우리도 그것을 하고 싶다. 심지어 6월 12일 일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에 대해 "따뜻한고 생산적인 담화"라며 "아주 좋은 뉴스를 받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북한과 정상회담 재개와 관련해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북미 정상회담을 한다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이다. 만약 필요하다면, 날짜는 더 늦춰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경색됐던 한반도 정국이 불과 이틀만에 풀리는 순간이었다.

결국 북미 정상회담은 어찌됐든 열리게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따라서 이번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어떠한 논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27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문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결과 발표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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