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미국의 회담 취소 이유로 '북미 강경파의 충돌'을 꼽으면서 핫라인 가동의 필요성을 언급,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먼저 파악한 뒤 이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통화에 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동영 의원은 25일 cpbc라디오'열린세상 오늘!김혜영입니다'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 이유에 대해 "북미 강경파의 충돌이라고 본다. 위싱턴에도, 북한에도 지뢰밭이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 의원은 "(정상회담을)반대하는 트럼프 대통령 주변의 강경파, 회담이 실패야 된다는 신념을 가진 참모들.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해도 마지막에는 바로 옆에 있는 측근 참모의 말에 흔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북한 역시 자기(참모)들 지도자에 대한 충성에 비춰보면 미국 볼턴 보좌관· 펜스 부통령이 리비아식 해법을 얘기했을 때 카다피의 최후를 연상, 용납할 수 없다고 하는 충성의 발로. 이런 것들이 결국 북미 강경파의 충돌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정 의원은 "이런 위기상황에서 발휘되는 것이 지도력"이라며 "태평성대는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위기가 발생하면 그 때 어떻게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가 지도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CNN 보도 처럼 '진전된 외교의 종말'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아직 극적 재반전의 길은 남아있다. 북미 정상 간 직접소통의 길이 남아있다. 지금이야말로 위기관리 외교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으로 남북·한미간 핫라인 가동이 언급되는 가운데 정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먼저 통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직후에 이런 결정을 내린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적인 설명을 들을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 설명을 듣고 그 설명을 가지고 평양과 통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정 의원은 북미정상회담 취소에도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긍정적인 조치다. 선행 신뢰조치이고 미국 역시 '상호존중', '종전은 축복이다'라는 말을 썼다"면서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가장 듣기 원하는 언급이다. (북한이)비핵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미국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에 대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25일 회담 재개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계관 제1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는 아무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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