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군요. 이런 것이었네요. 멤버들의 푸념 비슷한 심경 토로에서 시작되어 멤버의 탈퇴나 교체, 혹은 그룹 해체라는 말들이 오가며, 소속사에서도 무언가 변화가 있을 것이라던 티아라의 중대한 결정은 류화영이라는 17세 소녀의 새로운 멤버 영입이었습니다. 뭐, 새로운 얼굴의 등장과 탈퇴야 이젠 아이돌 그룹에서 그리 유별난 일도 아니고 6명에서 7명으로 늘어봐야 그렇게 그녀들에게 큰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닐 겁니다. 어차피 그녀들은 활발한 개인 활동 탓에 5명이기도 했다가 6명이기도 했다가 했으니까요.
그런데 전 좀 섬뜻합니다. 무섭기도 하구요. 특이한 일은 아니지만 이 선택이 나온 시점이, 그 방식이, 그리고 티아라라는 아이돌 그룹이 가고 있는 방향이 소년, 소녀들의 재능을 활용하고 이용하고 소모시키는 너무나도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방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에요. 가장 한국스러운, 제일 김광수스러운 스타 만들기의 공식을 보고 있다고나 할까요? 너무나 정확한 정답이지만 왠지 너무 확연해서, 너무 대놓고 드러내서 껄끄러운 민망함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게 만들어요.
유행하는 컨셉을 그대로 흡수해서 그것을 좀 더 강한 강도로 바꾸어 소화하고, 간간히 연기와 예능이란 개인 활동에 투입하는 티아라의 방식은 그만큼 걸그룹 후발주자였던 그녀들을 빠른 시간 안에 경쟁의 선두 그룹에 포함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빈번하게 얼굴을 내비치며 소모된 그만큼 그녀들에게도 그 모습을 보는 대중들에게도 피로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수많은 그룹들이 난립하는 아이돌 세상이라지만 티아라만큼 이렇게 빨리, 이렇게 극렬한 속도로 식상하고 지겨워진 그룹이 또 있었을까요?
이미 말한 것처럼 정답입니다. 모두가 그렇게 하고 있고, 그렇게 될 예정이기도 하구요. 지금의 열광적인 반응은 예전 그, 그녀들의 선배들처럼 허상처럼 사그라질 것이고, 금세 새로운 얼굴들로 대체되어 또 다른 신드롬을 일으키며 그 자리를 대체해 나갈 것이죠.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렇게 눈앞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썩 유쾌하지는 않네요. 스타라는 꿈을 향해 어린 나이부터 달려가는 이들의 도전이 활용되는 방식은 이렇게나 잔혹하고 무서운 것인가 봅니다. 티아라 새 멤버의 등장은 그래서 반갑거나 즐겁기 보다는 오싹하게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섭고 씁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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