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문정인 특보가 한미동맹을 없애자는 주장을 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악마의 편집으로 문정인 특보의 발언을 왜곡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2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렇게 나오는 뉴스들이 가짜뉴스라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19일자 조선일보 보도

앞서 19일 조선일보는 미국 ‘더 애틀랜틱’의 문정인 특보 인터뷰를 인용하며 문정인 특보가 “나로서는 동맹을 없애는 것이 최선”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해당 보도의 제목은 “문정인 또…‘장기적으로 한미동맹 없애는 게 최선’”이다. 문 특보가 맥락없이 한미동맹을 없애자고 또 주장한 것처럼 제목을 뽑았다. 기사 속 이미지도 <문정인 특보의 한·미 동맹 관련 논란 발언들>이란 표를 통해 문 특보가 지속적으로 한미동맹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하지만 당시 문 특보는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전제해 한미동맹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기사 본문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지만 제목과 이미지만을 본다면 한·미 동맹을 없애야 한다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다.

이에 대해 김종대 의원은 “거짓말하는 사람보다는 절반의 진실만 이야기하는 사람이 가장 무섭다”고 밝혔다. 김종대 의원은 “'더 애틀랜틱'은 트럼프를 비판하려고 이 기사를 쓴 것”이라며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하고 동맹 깨려는 것 같고 문 특보도 비슷한 생각인 것 같다는 의도성으로 작성한 기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까 ('더 애틀랜틱')기사가 세게 나갔다”며 “문 특보는 한미동맹을 제거하기를 원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종대 의원은 “제목에 쿼터도 안 따와 있다”며 “그래서 (제목을)황급히 내렸고 본문에 동맹의 일반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밝혔다.

김종대 의원은 “동맹을 제거한다는 표현은 한반도가 완전히 평화체제가 돼서 적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맹이라는 것은 공동의 적을 상장하는 개념인데 그 적이 없어지면 다자안보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가 찾아와 동맹은 필연적으로 없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전제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러한 맥락을 생략하고 “한미동맹을 없애야 한다”는 발언을 제목으로 강조했다는 주장이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연합뉴스)

김종대 의원은 “동맹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며 “수단 중의 하나가 동맹인데 한국에서는 주한미군이 마치 어떤 숭배의 대상, 그 자체가 목적인 것처럼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한미군 문제나 (한미)동맹 문제를 건드리기만 하면 조선일보부터 가만 안 있는다”고 비판했다.

김종대 의원은 “조선일보부터 주구장창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우리가 중국의 소국이 된다는 주장을 한다”며 “국가 생존의 시나리오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한국에서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무슨 말만 하면 스토커가 붙는다”며 “지금 이럴 때일수록 무엇이 우리의 생존전략이냐를 활발하게 논의하면 안 되냐”고 반문했다. 김종대 의원은 “자유로운 공론의 장이 없으면 모처럼 열린 기회의 공간에서 자칫 사고가 경직되고 이데올로기화될 수 있다”며 “그런 문제 때문에 최근에 남북관계가 좀 이상해 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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