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일부 한국 취재진이 미군 시설을 불법 촬영하다가 적발돼 경찰 조사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싱가포르는 취재에 제한이 많아 주의를 요하는 국가로 손꼽힌다.

북미 정상회담으로 많은 언론사가 회담 장소인 싱가포르에 취재진을 파견했다. 이 가운데 YTN 기자가 허가 없이 군사 시설을 불법 촬영했다가 적발돼 싱가포르 경찰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외교부 관계자는 "해당 기자가 군사시설을 불법 촬영하다가 적발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면서 "주싱가포르대사관이 영사조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YTN관계자는 "원거리에서 공항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옆에 군 공항이 화면에 들어갔고, 누군가 신고를 해서 싱가포르 경찰로부터 출두 요청을 받았다"면서 "경찰에 출석해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세계언론자유지수 조사 대상인 180개국 중 151위에 해당하는 곳으로 취재에 제한이 많은 국가로 손꼽힌다. 러시아(148위), 에티오피아(150위)보다도 낮은 언론자유지수다. 간혹 개별 기자들의 기사 보도를 분석한 데이터를 활용해 입국을 거부하는 사례가 있을 정도로 언론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

외교부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 11일, 15일 두 차례에 걸쳐 한국 취재진에 전달하며 취재에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싱가포르에서 불법 취재를 하지 않도록 수 차례 공지를 했고, 주싱가포르대사관도 영사 공지 등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외교부 출입기자단은 취재에 주의를 부탁한다는 내용을 기자들에게 공지했다. 외교부 기자단은 공지에서 "이런 건이 쌓이면 한국 기자들 전체에게 불이익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YTN 기자 외에도 다른 매체 기자도 불법 취재를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YTN 기자 조사에 앞서 먼저 조사를 받은 기자가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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