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유일한 토너먼트, 리그컵.
그 8강전을 중계하고, 취재하며, 또 직관한 뒤 맞이한 피곤한 아침. 분명 그러나 마음 한켠은 개운한 그런 아침입니다.

재미없다는 평가, K리그에 낙인처럼 따르는 그 가슴 아픈 말에 대해 최소한 어제의 K리그 리그컵 8강전은 당당할 수 있는 경기들이 가득했습니다.
4경기 가운데 무려 3경기가 연장을 지나 승부차기까지 이른 접전을 펼쳤고, 4경기에서 14골이나 터졌죠.
연장에서 나온 골을 제외하더라도 경기당 평균 3골씩을 기록한 어제의 8강전, 대부분의 경기가 끝날 때까지 승패를 알 수 없는 경기들이었습니다.
-뭐, 전주에서의 2대 0, 경기가 유일하게 2점차, 그것도 전반에만 골이 터져 어제 경기 중엔 유일하게 긴장감이 없는 경기였다 할 수 있겠군요.-

늘, 우리 K리그엔 낙인처럼 함께하는 재미와 흥행에 대한 부분,
어제 경기들을 보며 다시금 생각해 봤습니다. 막상 경기장에 모인 많은 이들은 그렇게 열광하고 즐거워하며 두근거리던 경기가 과연 재미없는 걸까?
따지고 보면 어제 경기 하나의 단면일수도 있겠지만, 축구의 특성상 이런 재미는 여러 경기에서 맛볼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는 거죠.

나아가, 선수들의 경기력 자체 떨어진다는 비난도 그렇습니다.
경기력이란 면에서 수준 높은 경기라는 건 참 만나기 힘든 드문 경험이고, 그런 만족감이란 우리에게 쉽지 않은 축복, 재미와는 정비례하지도 않습니다.

분명하게 또 하나 하고픈 이야기는 경기에 몰입한다면 분명 재미를 찾기도 쉽다는 겁니다.
차라리, 리그 운영이나 스타 플레이어가 없다는 아쉬움, 혹은 경기 외적인 안타까움에 대한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겠다는 거.
-경기에 대한 비난이란 건 어찌 보면 매우 객관적이기 힘듭니다. 경기 내용면에서 아주 저질인 경기라도 스코어가 3~4점 나면 재미를 느낀단 거죠.-

뭐, K리그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에 대한 면죄부를 줄 수 있단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비난을 늘 낙인처럼 안고 가는 K리그에게 "재미"란 부분이 상당히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싶고, 경기장에서 직접 본다면 느낄 수 있답니다.
혹, 경기장에 나오기 힘드시다면, TV로라도 쭈욱 중계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시길 바랍니다.
최소한 "재미"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어제 같은 경우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축구에서 보는 재미가 최고 이르는 그런 경기였습니다.

뭐, 리그에서의 승부차기라...
승부차기란 제도 자체의 논란은 많겠죠. 그리고 리그에서 이런 풍경이 연출됐다면 비난도 많겠습니다만...
토너먼트 자체에 매력과 우리에게 그 순간들이 주는 짜릿한 긴장감과 "승부차기"만의 두근거림은 정말 후덜덜한, 아주 두근두근한, 그런 재미를 줬다는.

짧은 표현력으로 재미를 글로 쓰긴 너무 힘듭니다만...
K리그에 재미, 분명 이번 포스코컵 8강전에는 그득했던 그런 축구의 경험이었다는 거!

아, 재미있었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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