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북한이 한·미 공군 연합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이유로 16일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 회담을 무기한 연기했다. 미국 전략폭격기 B-52와 F-22 스텔스전투기가 훈련에 참여하는 것이 북한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북한 입장에선 반발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연합뉴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인터뷰에서 “15일 낮에 F-22 전폭기 8대가 북한 상공을 돌고 나오지 않았나(생각한다)”며 “그런 사건이 벌어지면 회담을 못 하겠다고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남북고위급)회담을 바로 시작하기에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 부상은 16일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리가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보상과 혜택을 주겠다고 떠들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 한 번 미국에 기대를 걸고 경제건설을 해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런 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볼턴 미 백악관 보좌관이 주장하는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에 미 백악관은 “리비아 모델이 아니라 트럼프 모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장관은 “리비아가 핵 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미국은 경제지원을 해 주고 수교해 준다는 약속을 지키기는 지켰다”며 “핵 포기가 끝나고 난 뒤인 2011년 봄에 미군이 영국군하고 같이 리비아에 들어가 반카다피 군대를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다피가 그렇게 해서 비참하게 됐다”며 “바로 그때 북한에서 ‘우리는 절대로 리비아 방식 안 한다’고 하는 얘기를 했는데 볼턴이 리비아식을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북한은 다시 미국과 물밑접촉을 진행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도 (북한과의)핫라인을 한번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럴 때 안 쓰면 언제 쓰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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