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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안이 받았던 조선일보 청룡봉사상, 아직도 경찰 공안용'충' 수상자, 대공·방첩 등 담당하는 보안 분야 일색…여성 수상자도 거의 없어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5.14 16:59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선일보가 1년에 한 번 경찰관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청룡봉사상을 수여하고 있다. 그런데 경찰관을 대상으로 하는 청룡봉사상 충(忠) 분야 수상자가 특정 직무에 근무하는 경찰관들에게만 수여되고 있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청룡봉사상은 지난 1967년부터 조선일보가 경찰과 시민을 대상으로 수여하고 있는 상이다. 조선일보는 "청룡봉사상은 국가안보, 대민봉사, 범죄소탕에 공을 세운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한 충, 신, 용 부문과 사랑의 실천과 봉사에 헌신하는 귀감이 되거나 천재지변이나 위급상황 중 인명구조에 공을 세운 일반 시민들에 수여하는 인과 의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청룡봉사상. (사진=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경찰관을 대상으로 하는 충, 신, 용 부문은 경찰이 선정해 조선일보에 이를 통보하면, 조선일보가 시상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상을 수상한 경찰관은 1계급 특진을 한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다. 충 분야 수상자들이 대부분 대공, 방첩 등 보안 분야에 종사하는 경찰관이란 점이다.

물론 국가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 관련 분야에서 중요하지 않은 부서는 없다. 보안 분야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정보 및 첩보를 수집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다. 그러나 과거 군사독재 하에서 무고한 시민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희생시키는 역할을 담당했던 부서 역시 보안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들이었다.

실제로 청룡봉사상은 이러한 이유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1979년 청룡봉사상 충 부문 수상자가 바로 '고문 기술자'로 불린 이근안 씨다. 이 씨는 과거 고 김근태 전 의원 등을 고문했던 인물이다. 이 씨의 혐의가 밝혀진 후에도 조선일보는 이 상을 취소하지 않았다.

이러한 잡음으로 청룡봉사상은 41, 42회(2007~2008년)에는 수상자가 없었다. 노무현 정부가 특정 분야에 종사하는 경찰관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청룡봉사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경찰청은 조선일보와의 공동주최를 철회했고, 청룡봉사상은 수상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상은 이명박 정부 들어 다시 부활했고, 아직도 이 가운데 충 상은 보안 분야에 종사하는 익명의 경찰관에게 수여되고 있다. 조선일보 청룡봉사상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매년 청룡봉사상 수상자의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충 분야 수상자의 프로필만은 공개되지 않는다.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로서 신분이 노출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문제로 경찰 내부에서는 청룡봉사상 충 상에 대한 재고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등이 예정되는 등 남북이 화해무드를 조성하고 있는 시점인 만큼, 대공, 방첩 등에 종사하는 경찰들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 업무를 맡고 있는 경찰관들에게도 수상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청룡봉사상 자체가 지나치게 남성 중심적으로 수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경찰 내부적으로 성평등을 강조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분위기지만, 유독 청룡봉사상 경찰 수상자만은 여성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정부 기조와 경찰 개혁 움직임에 맞춰 여성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전·현직 경찰 모임인 무궁화클럽의 한 전직 경찰관은 "과거 청룡봉사상은 경사 이하가 받는 상이었는데, 상을 받으면 1계급 특진을 하고 상금도 받았다. 당시에는 경위라면 상당한 계급이었다"면서 "그러나 우리 같은 일반 경찰에게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상이었다. 별로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던 상"이라고 지적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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