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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극렬투쟁'으로 보궐선거 '봉쇄'하는 이유한국당 속내는 국회 영향력 유지?…의원 사직서 처리 막을 명분도 방법도 없어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5.14 13:34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오는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역의원들의 사직서 처리를 가로막고 있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별검사 도입을 연계처리하자는 주장을 펼치며 '극렬투쟁'까지 운운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이러한 주장에 시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발상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의원 사직서 처리를 막아서는 진짜 속내에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자유한국당은 드루킹 사건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국회 본회의장 앞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를 저지하기 위해서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문 앞에 스리로폼을 깔고 앉아 농성을 시작했다. 의원들의 뒤에는 보좌진들이 포진하고 있다. 몸으로라도 본회의 개의를 막겠다는 얘기다. 

이날 오전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의원총회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정세균 의장이 청와대와 민주당이 원하는 요구안만 원포인트로 본회의를 하겠다는 것은 의회민주주의를 걷어차는 것"이라며 "드루킹 특검법안과 보궐선거를 위한 국회의원 사퇴처리를 동시에 실시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14일 국회 본회의장 앞으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투쟁'은 '무리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의원 사직서 처리가 시민의 참정권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14일까지 사직서를 처리하지 못하면 당장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보궐선거를 진행하지 못해 경남 김해 을, 인천 남동 갑, 충남 천안 병, 경북 김천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참정권을 침해당하게 된다. 국민의 기본권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여야 협상의 대상으로 볼 구석이 많은 드루킹 특검과는 사안의 정도가 다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이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지 못할 리도 없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은 물리력까지 동원해 의원 사직서 처리를 막아서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따라서 자유한국당이 시민의 참정권이 걸린 의원 사직서 처리를 반대하고 있는 속내가 결국 국회에서의 영향력 유지를 위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국회 구도를 정당별로 살펴보면 재적 의원은 총 292명으로 민주당 121명, 자유한국당 114명, 바른미래당 30명, 민주평화당 14명, 정의당 6명, 대한애국당 1명, 민중당 1명, 무소속 5명이다. 소속 정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성향을 범진보와 범보수로 분류해보면 범진보 진영에 145명, 범보수 진영은 147명이다.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중 사실상 민주평화당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3명을 범진보로 포함시키면 148대144 구도가 된다. 4석 차이로 사실상 팽팽한 국회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6월 치러질 재·보궐 선거에서 의석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란 예상이 여기저기서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민주당 지지율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데다, 남북 정상회담·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 평화 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시점에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상승 요인이 적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 같은 상황은 각종 여론조사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선거에는 여러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신뢰할 수는 없다. 또한 국회의원 선거의 특성상 정당 지지율이 지역구 선거에 100% 반영된다고 장담할 순 없다. 다만 자유한국당이 이번 선거에서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악의 경우 범진보 진영과 의석수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드루킹 특검을 이유로 의원 사직서 처리를 저지해, 보궐선거를 막는 것이 국회에서의 영향력 유지에 유리할 수 있는 구석이 많다.

그러나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자유한국당이 의원 사직서 처리를 막아설 방도가 없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참여하지 않아도 민주당을 비롯한 범진보 진영 의원들이 모두 본회의에 출석할 경우 재적의원 과반을 충족한다. 참여한다고 해도 표결을 막을 방법이 없다.

당초 자유한국당은 정세균 의장이 시민 참정권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언급하자, '직권상정'은 안 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의원 사직서 처리는 위원회에 계류된 법안이 아닌 의장이 결재하고 본회의에 계류된 사안이기 때문에 애초에 직권상정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힘을 잃었다.

또한 의원 사직서 처리 안건은 국회선진화법의 대상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의원 사직서 처리는 국회선진화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며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즉 법적인 절차로는 자유한국당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자유한국당이 14일 국회 본회의장 앞을 점거하고 회의 개최 자체를 막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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