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불어 좋은날’이 순수한 드라마라고 말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막장까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바람불어 좋은날’도 일일극에서 단골로 빠지지 않는 막장으로 서서히 들어서는 분위기다. 물론 자신의 아들을 다시 찾고자 하는 마음은 알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불륜까지 생각하며 자식을 만날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최미란(이성민)이 친아들인 장독립을 장대한과 권오복(김소은)으로부터 찾아오기 위해 장대한을 다시 유혹하기로 결정한다. 장대한은 권오복과 재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고 장독립은 권오복을 엄마처럼 잘 따르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사실 최미란은 자신의 아들인 장독립한테 거짓말도 가르치는 능숙한 패륜적 엄마 역할을 했다. 엄마와 아빠에게 최미란을 만난 것을 말하지 말도록 거짓말을 가르쳤다. 이런 친엄마가 어디 있겠는가? 아마도 이때부터 막장으로 접어들었는지 모르겠다.

최미란이 더 이상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사실을 안 최미란 부모는 손자를 다시 뺏어 오고 더 나아가 다시 장대한을 최미란과 만나게 할 의도로 딸과 모의해서 막장 드라마를 이끈다. 유부남인 장대한과 불륜을 꿈꾸고 있는 것이지만 최미란의 가족 역시 딸을 응원하고 있다. 부모가 불륜을 돕고 불륜을 부추기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이런 막장 드라마는 처음 보는 듯하다.

아무리 자식이 더 이상 아이를 낳지 못한다고 해서 하나밖에 없는 손자를 다시 찾기 위해서 지금 현재 잘 살고 있는 가족을 풍미박산 내고 어린 손자에게 마음에 상처를 주면서까지 딸의 불륜을 도와야 하는지 이해하기 너무 힘들다. 일반 상식이라고 해도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연출을 지금 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가 불륜을 돕는 다는 사실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시청률에 볼모로 사로잡혀 있는 드라마지만 너무 극단적 전개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오복이만 없으면 세 가족 다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동정론까지 일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이미 재혼으로 새 삶을 결정하고 서로 행복하게 사는 가족에게 이런 치명적인 불륜을 유도하는 것은 막장 이야기가 들어가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막장 작가와 막장 연출자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얼마든지 착한 내용의 드라마라도 시청자들에게 공감 가는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면 성공 할 수 있다고 본다. 너무 쉽게 막장으로 세상을 살기 위한 막장 코드로 제작하는 것은 제작하는 사람으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착한 드라마가 되었으면 한다.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1인 미디어인 블로그가 사회 생태계 진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꿈꾸며, 새로운 감각으로 방송연예 & IT 전반을 분석하는 블로그 운영(블로그 주소 http://tiworker.tistory.com). 경향파워블로그기자로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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