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고교야구의 매력이나 고교생이 야구에 흠뻑 젖어 지낸다는 상상이 매우 쉽지 않은 일인 듯 하다.
심지어 일본 고교야구와 관련된 만화나 책에 나오는 이쁜 여자 매니저의 이야기는 정말 우리 고교야구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는.

일본엔 최근 《만약 고교 야구부의 여자 매니저가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읽었다면》이란 책이 매우 인기란다.

고등학교 야구부의 여자 매니저가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공부하면서 드러커의 경영 이론과 철학을 야구부 운영에 접목시킨다는 내용,
다른 걸 떠나, 우리에겐 없는 고교야구의 인기와 일본의 그것이 상대적으로 확연히 들어나는 순간이라 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래서, 고교야구 지지자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서글프고, 안타깝다.-

그런 가운데 어제 오후. 대붕기 고교야구로 뜨거웠던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
오랜만에 펼쳐진 평일 낮, 고교야구. 더구나 모두 지역 고등학교란 점 때문에 상당한 응원단이, 그것도 학생 응원단이 함께했다.
대구고와 대구상원고의 맞대결로 펼쳐진 결승 경기에선 상원고가 또 한번의 우승을 차지했다는 거.
-상원고는 지난해에도 지역의 경북고를 상대로 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뒀고, 올해도 지역의 대구고에게 승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지역고교를 꺽고 정상에 올랐다는.-

일요일로 예정됐던 경기가 우천으로 하루 밀리며 오히려 학생 동원에는 도움이 된 듯 한 가운데..
어제 대구구장은 교복가득, 오랜만에 학생야구의 또다른 매력인 "교복"응원이 대구구장을 더욱 뜨겁고, 흥겹게 만들었단다.

학생야구가 과거의 인기에 비해 초라해지면서, 교복을 입고 모교를 응원하는 학생의 모습을 보는 일은 매우 귀한 경험이 된 듯 하다.

야구부가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터에 중고등학교 시절, 야구부의 8강 이상 경기는 응원을 갔던 기억이 추억처럼 남아있는 나에겐.. 이런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하지만, 최근 야구부의 경기에 응원은 결코 동원만으로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없다고 한다. -1학년 정도를 제외하곤 공부가 더 우선이란다.-
뭐, 물론 학업을 접고, 야구장으로 학생들을 동원하는 것이 꼭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뭔가 즐길 거리가 너무도 부족한 우리의 중고생을 보면, 야구부가 있는 학교를 다닌다는 축복에 야구를 좀 더 자주 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그런 가운데 대구구장의 교복이 또 한 번 빛날 수 있는 순간이 만들어지는 듯 해 더욱 기쁘다.
대구구장의 주인인 삼성 라이온즈가 홈 6연전을 맞아 펼치는 "첩혈쌍웅"이벤트가 바로 그 주인공, 쌍둥이와 곰(웅)의 6연전을 맞이해 만든 기획이란다.
이 이벤트의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바로, '교복입고 1+1'! 교복 착용한 중고생에게 관람권 1장으로 2명 입장할 수 있다.

뭐, 단순하게 표 한장을 더해주는 것이라 폄하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라도 우리 야구의 내일인 중고등학생들에게 야구와의 만남 기회를 만들어주는 건 분명 의미있고 가치있다.

어찌됐던, 학생야구부는 줄어들고, 중고등학생들은 게임과 유럽축구에 더 집중하는 현실을 볼 때, 지금의 노력들.. 분명 가치 있다. 의미 있단 말이다.
작은 시작이 모여 큰 결과를 만드는 것, 교복 가득할 대구구장을 기대하며 학생들과 야구의 조우가 기분 좋게 재미있게 펼쳐지길 응원한다!
이 번 주 내내 교복 가득, 대구구장을 기대하며!!!
나아가, 이런 노력의 결과가 학생들 사이에 야구붐으로 나타나길 더욱 기대해 본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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