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가 기획부터 제작, 연출, 출연까지 100% 책임지는 새로운 형태의 특집 프로그램이 나왔다. 바로 오는 30일 오후 1시10분 방송되는 MBC 송년특집 <너나들이>다.
<우리말 나들이>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너나들이>는 '서로 너니 나니 하고 부르며 허물없이 말을 건넴 또는 그런 사이'를 의미하며 MBC 아나운서들의 지난 1년을 총결산하는 '아나운서 송년 특집'으로도 꾸며진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55분, 오후 5시30분에 방송되는 MBC <우리말 나들이>는 지난 1997년 12월8일 첫 전파를 탄 이후 지금까지 총 2165회가 방송됐다. 틀린 우리말을 바로잡고 좋은 우리말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제작된 우리말 나들이는 방송 시작부터 '아나운서가 기획·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 특집 프로그램의 기획과 연출도 <우리말 나들이> 첫방송의 기획·연출을 맡았던 강재형 아나운서가 맡았다. 26일 오후 MBC 경영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 아나운서는 "'우리말 나들이' 10돌을 기념하고 시청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아나운서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중국 유학 후 MBC 글로벌사업본부에서 일하고 있는 방현주 아나운서는 "10년을 매일같이 총 2165회를 제작해 내보냈다"며 "우리말의 중요성과 자긍심을 알리고자 노력하는 아나운서들의 보이지 않는 열정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나운서들의 편안한 토크, 박혜진 아나운서의 노래
<너나들이>에는 시사교양 프로그램과 뉴스는 물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각광받는 아나운서들이 시청자의 사랑에 보답하는 뜻도 담겨있어 시청자는 아나운서들끼리 편안하게 이야기하며 '너나들이'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디자이너 이상봉씨가 특별 제작한 한글 문양의 의상을 입은 아나운서들의 화려한 패션쇼로 시작하는 <너나들이>에서는 <뉴스데스크> 박혜진 아나운서의 시낭송과 노래도 볼 수 있다. 또 MBC의 '예능 간판'으로 불리는 서현진 아나운서는 록밴드 크라잉넛과 '가사 바로잡아 부르기'를 시도한다.
또 정년 퇴직을 앞둔 이현우 아나운서(1977년 입사)와 1977년에 태어난 최윤영 아나운서, 새내기인 문지애·손정은·허일후 아나운서의 거침없는 토크도 펼쳐진다.
"'우리말나들이' 10년치 정리한 것도 수확"
강재형 아나운서는 "대한민국에 아나운서가 기획·제작하고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솔직히 녹화 당일 잠을 못잤다"고 털어놨다.
강 아나운서는 또 "'우리말 나들이' 10년치 자료를 정리한 것도 큰 수확"이라며 "공영방송답게 자료를 디지털 아카이브로 만들어 무상으로 쓸 수 있게 만들려 한다"고 했다.
<너나들이> 진행을 맡은 이재용 아나운서는 "평소 후배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 안타까웠다"며 "아나운서들만 출연해서 마음껏 뛰노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순수하게 아나운서들끼리 제작하고 참여해 만드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며 "녹화한 3시간 내내 시간가는 줄 몰랐을 정도"라며 웃었다.
MBC 아나운서 송년특집 <너나들이> 진행은 이재용·최윤영 아나운서, 기획과 연출은 강재형 아나운서, 조연출은 방현주·전종환 아나운서가 맡았다.
오는 30일 방송되는 <너나들이>에서는 아나운서들이 '이것만은 제대로 쓰자'며 선정한 우리말 10개가 발표되며 2008년 MBC 신입아나운서 4명의 각오와 포부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