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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60분- 비행가족 비호하는 권력, 과연 이번엔 재벌 갑질 멈추게 할 수 있을까재벌 봐주기에 집착하는 사법부, 내부고발자 홀대하는 사회
장영 기자 | 승인 2018.05.10 14:37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과 전횡이 연일 화제다. 어느 집이나 한두 명은 문제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온 가족이 사회적 지탄을 받는 일은 이례적이다. 

비행가족 비호 권력;
재벌 봐주기에 집착하는 사법부, 내부고발자 홀대하는 사회, 무소불위 권력 만들어냈다

조 에밀리 리는 형사처벌을 피해갔다. 그들을 비호하는 법조인들이 존재하는 이상 재벌들은 절대 처벌받지 않는다. 영원한 을을 자처한 자들은 그들의 압박에 두 손 들어 항복했고, 처벌의 근거는 그렇게 사라진다. 

이명희에 대한 수사는 보다 명료해지고 있는 상태다. 조현민이라고 불렸던 조 에밀리 리가 광고대행사 직원들에게 컵을 던지고 물을 뿌린 갑질로 이들 집안은 다시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땅콩회항으로 세계적인 조롱거리로 전락했던 그들은 이후에도 아무런 반성이 없었다. 그저 부끄러움은 국민들의 몫이었다.

KBS 2TV <추적60분> ‘비행가족 아무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편

재판부는 최대한 재벌가의 입맛에 맞는 판결 내리기에 골몰했고, 조현아에게 집행유예를 선물했다. 그런 사법부의 선물을 받자마자 조현아는 복귀했다.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도 복귀하는 것도 조양호 회장 마음대로다. 주식회사이지만 그들에게는 이사회 결정도 의미가 없다. 

조현아가 복귀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동생 조 에밀리 리가 세상의 중심에 섰다. 이들이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기괴한 행동을 일삼는 것은 재벌의 특권의식이 만든 일종의 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전문가의 진단처럼 무소불위 권력을 가진 그들에게 세상이 우습게 보이는 것은 정상이다. 자신을 떠받들지 못하면 분노하고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감정을 드러내도 누구 하나 뭐라고 하는 이 없는 세상에서 그들은 기괴한 병자가 되었다. 

<추적 60분>은 한진그룹 총수 일가와 관련된 제보를 해준 47명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자료까지 등장하며 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KBS 2TV <추적60분> ‘비행가족 아무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편

한진그룹이 대한항공을 소유하게 된 과정은 이제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듯하다. 박정희가 국적기 운영이 힘들어지자 한진그룹에 넘기고 비호해서 큰 회사가 대한항공이다. 국적기 역할을 행하며 공무원들이 여전히 대한항공을 이용하도록 되어있다. 이 역시 일감 몰아주기의 한 행태이다. 국적기가 하나이던 시절이면 몰라도 이제는 아시아나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특혜는 무의미하다. 

대통령이나 국가 원수급들이 이용하는 전용기를 조씨 일가는 개인 자가용처럼 이용해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조씨 3남매가 한 번 운항에 2, 3억이 드는 전용기를 타고 유럽을 갔다는 운항일지가 공개되었다. 조씨 3남매 개인 돈을 들였을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이 모든 비용을 회사에서 부담했다는 것이 문제다. 

밀수 논란이 일고 있는 총수일가 물품 밀반입 내용들도 사진과 자료들을 통해 사실임이 드러났다. 대한항공 측은 반박하고 있지만, 증거들이 산처럼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부정이 답이 될 수는 없다. 명품 가방과 옷만이 아니라 강아지 사료와 속옷까지 해외 현지 직원들을 동원해 구매하고 신고도 하지 않고 밀반입한 총수 일가의 행태는 황당하기만 하다.

이 과정에서 세관 직원들이 개입되었다는 것도 충격이다. 관세청 직원들 회식에 대한항공에서 지원을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들이 어떤 식으로 밀착되었는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겠지만, 이 거대한 범죄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KBS 2TV <추적60분> ‘비행가족 아무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편

항공기 부품으로 위장해 들여온 물품에 대한 조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얼마나 실체적 진실에 다가갈 수 있을지 알 수는 없다.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가 이사장으로 있는 일우재단의 문제도 심각하게 다가온다. 한진그룹 소유의 제동 목장에 들어선 3채의 호화관사는 이들 조씨 집안의 별장처럼 사용되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진그룹 측에서는 사원들과 외부 손님을 위한 공간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제동 목장 주변 사람들의 증언은 전혀 다르다. 그리고 그 제동 목장에 고가의 수입 가구 등이 쌓여 있다는 증언들까지 등장했다. 이 모든 것이 세관에 신고되지 않은 밀수품들이라면 이들에 대한 죄는 더욱 깊고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 집안인 한진중공업과 땅 분쟁을 하며 10년 동안 방치된 파라다이스 호텔은 이젠 흉물이 되어 버렸다. 바로 옆 칼 호텔까지 해변에 접한 한진그룹 소유의 호텔로 인해 제주 올레길은 막혔다. 해변을 사유화한 그들로 인해 올레길은 이들 호텔을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나온 증언도 황당하다. 이명희가 관광객들이 해변 올레길을 걷는 것을 보고 "저것들 뭐야"라고 화를 낸 후 해변 올레길이 막혔다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들 가족의 갑질과 기행은 말 그대로 끝이 없다.

KBS 2TV <추적60분> ‘비행가족 아무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편

땅콩회항 사건으로 모든 직에서 물러났던 조현아는 실제 기내면세 판매는 관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면세점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중간업체 둘을 만들어 통행세를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트리온 무역'은 외부인 하나를 바지 사장으로 앉힌 조씨 3남매의 것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다른 한 업체 역시 이명희 친동생 명의의 회사로 조 에밀리 리 사건이 불거지자 급하게 문을 닫은 상태라고 한다. 피자가게 치즈 통행세를 받듯, 대한항공은 조씨 3남매와 어머니가 면세 물품 통행세를 받아왔다는 사실은 경악스럽다. 이들이 이렇게 지독하게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뒷돈을 챙긴 이유는 승계 작업에 들어갈 돈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추적60분>의 진단이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악행은 매일 새롭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그리고 대한항공 직원들이 직접 거리에 나와 조씨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홀로 투쟁 중이던 박창진 전 사무장은 우리 사회의 내부고발자 문제를 언급했다.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자들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결과적으로 내부고발이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내부고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전무하다. 내부고발을 하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누가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고 내부 고발을 할 수 있을까.

KBS 2TV <추적60분> ‘비행가족 아무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편

미국의 경우만 봐도 내부 고발자는 회사 비리에 상응하는 보상금과 함께 철저하게 신원을 보호한다. 그렇게 내부고발자 보호를 통해 잘못된 기업을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내부고발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이 절실하다. 

당하기만 하던 을들이 폭로하고, 내부고발이 이어져 수사를 하게 된다. 그렇게 재판까지 이어지게 되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으면 공정한 세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재벌들에 대한 재판부의 판결은 잘해야 집행유예다. 재판부는 절대 재벌들에게 제대로 된 판결을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재벌은 성역일 뿐이다. 

결국 최종적으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재판부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욱 기울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사법부가 바로 서지 않으면 재벌 총수 일가의 만행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괴물을 잡아야 하는 권력들이 그들을 오히려 비호하는 상황에서 문제 해결이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

금감위와 금융위가 삼성 사안을 두고 전혀 다른 평가를 하는 것만 봐도 재벌에 대한 그들의 보호 기제가 얼마나 강렬한지 알 수 있게 한다. 모피아에게 재벌은 신과 같은 존재들이니 말이다. 결국 국민들이 꾸준하게 관심을 가져주는 방법 외에는 없다. 이런 관심을 통해 법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감시하는 것이 그나마 재벌의 악행을 막는 최선이라는 사실이 씁쓸하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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