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총파업이 12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박2일> 등 대체인력 투입에 대해 새 KBS노조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10~11일, KBS는 <1박2일> <남자의 자격> <천하무적 야구단> 등 주말 예능프로그램의 제작진들이 총파업 대열에 동참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업 2주만에 대체인력을 투입해 '정상방송'을 내보낸 바 있다.

▲ KBS 해피선데이 홈페이지 캡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는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파업의 열기에 당황한 사측이 외부 대체인력 투입이라는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번 파업 기간 중 벌어지고 있는 대체인력 불법 투입의 사례를 수집해 향후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KBS본부는 "쟁의행위 기간 중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다"고 규정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을 근거로 "대체인력 투입은 부당노동행위로, 현행법은 이러한 불법을 자행하는 자에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사측은 이번 파업이 불법이라는 막연하고 근거없는 가정 하에 스스로 온갖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언론노조 KBS본부 예능제작국 조합원 일동도 "불법적인 대체인력 투입을 중지하라"며 "버라이어티 정신은 결코 대체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대체인력이 투입된 해당 방송분에 대해 시청자들은 '질이 떨어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박2일>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서 김미진씨는 "어제 대체인력으로 편집한 '1박2일'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며 "프로그램 질을 향상하겠다고 떠들어대던 KBS사측이 주말 예능의 정상에 있는 해피선데이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청자 박은영씨도 "'1박2일'을 단 한회도 놓치지 않고 시청한 사람으로서 이렇게 엉망으로 편집한 건 처음 봤다"며 "이번 주는 진짜 '1박2일'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 12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KBS본사 인근 음식점에서 개최된 엄경철 본부장(왼쪽 가운데) 기자회견 모습. ⓒ곽상아
한편, 엄경철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12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새 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사측이 회사 장악력을 보여주기 위해 대체인력 투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KBS본부와의 단체협약 내용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경영진의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엄 본부장은 "단체교섭응낙 가처분 변론기일인 15일을 계기로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뚫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질적 승리는 우리가 요구하는 단협안이 체결되는 것"이라며 "향후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정상노조로서 활동하면 KBS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간부진들이 노골적인 정부 편들기 방송을 할 경우 우리 노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엄 본부장은 "오늘 KBS광주방송총국의 PD 16명이 KBS본부에 가입했다. KBS카메라감독협회도 구 노조 탈퇴 여부를 투표에 부친 결과 참여자 141명 가운데 84명이 새 노조 가입을 찬성하고 52명은 반대했다"며 "카메라감독협회의 집단 가입이 실행된다면 조합원 1000명을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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