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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13회- 모두를 위한 마법의 주문, ‘아무것도 아니다’좁혀져 오는 압박, 변수가 된 광일
장영 기자 | 승인 2018.05.10 11:21

참 힘들다. 겨우 인간답게 사는 방법과 행복을 느끼기 시작했는데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야 한다. 이렇게 될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랐다. 아무 생각 없이 돈이 궁해 시작했던 일이 결국 지안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처음으로 자신을 인정해준 동훈과 친근한 동네 사람들을 지안은 떠나야 했다. 

아무것도 아니다;
위기에 처한 지안, 광일은 그녀를 위한 파랑새가 될 수 있을까?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21년을 살면서 이보다 행복한 시간들은 없었던 듯하다. 평생 온갖 고생 다하고 살아야 했던 지안은 지독한 사채업자의 폭행을 참지 못하고 칼로 찔렀다. 자신이 맞아 아픈 것보다 할머니가 맞는 것을 더는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당방위로 풀려났지만 지안의 인생은 그렇게 무너졌다. 폭행이 일상이 되고 착취는 문신처럼 그녀에게 새겨져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동훈이 나타났다. 만만하고 속이고 쉬운 이 남자. 급한 돈을 위해 이 남자를 몰락시키려 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진짜다.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자신이 살인을 했다는 사실까지 알고도 이 남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비록 가질 수 없는 남자이지만 그는 단단하게 그 자리에 있었다. 처음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지은은 고맙고 행복했다. 할머니 앞에서 나에게도 친한 사람 중에 그렇게 좋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고맙다며 울던 지은의 마음은 행복 그 자체였다. 

윤희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기훈과 상훈은 알게 된다. 밑반찬을 전해주러 찾은 집에서 문을 교체하던 중 주먹으로 때린 듯한 흔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슬쩍 "형수가 바람이라도 폈어"라는 말에 쉽게 말하지 못하는 윤희. 이 미묘한 상황에서 확신을 가진 기훈은 참을 수 없었다. 

자기 분에 못 이겨 힘들어하는 기훈과 달리, 상훈은 모든 것이 자신이 무능한 탓이라 생각되었다. 가난한 집에 시집 와 형제들까지 신경 써야만 했던 윤희. 그게 미안했던 상훈은 그래서 눈물이 났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도 안 하는 형이 큰 상처를 입었을까 화가 난 기훈과 이를 말리는 동훈. 그들은 형제였다. 

억울하게 자리에서 밀려난 박동운은 아는 형사를 통해 집요하게 추적했다. 자신을 동해 바닷가에 내던져 상무 자리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도록 한 자가 누군지 잡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지안은 불안했다. 기범이 잡히면 당연히 지안도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이 드러나면 동훈과의 관계 역시 붕괴될 수밖에 없다.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기범은 지금 당장이라도 도망치자고 하지만 지안은 동훈이 걱정이다. 동훈이 상무가 된 후에 떠나고 싶지만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는다. 기범을 향해 조금씩 좁혀오는 압박은 현실적인 추격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형사들이 기범을 추적하고, 겨우 피하기는 했지만 그의 집은 광일이 찾아 컴퓨터와 자료들을 가지고 사라졌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지안이 급하게 떠날 수 없었던 것은 동훈 때문이었다. 형제들이 윤희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대로 떠날 수는 없었다. 동훈은 과거 아버지가 해주던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고 했다. 

지독하게 가난한 집안에서 그나마 살 수 있는 방법은 공부 외에는 없었다. 그렇게 삼형제는 열심히 공부해 대학 졸업을 하고 나름의 직업을 얻어 순탄하게 살아가는 듯했지만, 동훈 외에는 안정적이지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묵묵하게 자신의 일만 하던 동훈. 

꾹꾹 참아가며 가족을 위해 살아가던 동훈은 누군가 자신에게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해주기를 원했다. 힘들고 지쳐있을 때 누군가 자신에게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말을 건넸다면 지금보다는 덜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동훈에게 그런 위로를 건넨 이는 없었다. 그저 혼자 잘 살아간다는 막연함이 동훈을 더욱 힘겹게 만들었다.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죽고 싶은 와중에, 죽지 마라, 당신 괜찮은 사람이다. 파이팅 해라. 그렇게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숨이 쉬어져"

동이 터오는 골목길을 걸어 집으로 향하던 삼형제. 동훈은 형제들에게 지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받은 문자. "인터뷰 잘 하세요. 아무것도 아니에요"라는 문자를 받고 답문도 하지 않은 채 "고맙다"라는 혼잣말을 하는 게 전부였다. 

문자조차 보내지 않는 것은 지안을 보호하기 위한 방식이기도 하다. 그런 형에게 문자라도 보내라는 기훈. 그렇게 터벅거리며 집으로 가던 길에 동훈은 속마음을 드러냈다. 동훈에게 지안이 어떤 존재였는지 말이다. 형제들마저 자신의 고통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안은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듯 자신을 응원해주었다. 

이 모든 것이 도청으로 얻어진 결과이기는 하지만, 동훈에게 지안은 버틸 수 있도록 힘을 준 특별한 사람이다. 자신과 지안을 어떻게 볼지 뻔한 상황에서 직접 마음을 전달하지도 못하고 형제들 앞에서 "고맙다. 옆에 있어 줘서"라고 답하는 동훈과 이를 도청하며 서럽게 우는 지안의 모습은 안쓰럽기만 하다.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동훈이 집으로 돌아간 것을 확인하고 정든 집을 나서 떠나는 지안. 이 동네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동훈을 통해 동네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처음으로 동네 사람이 된 듯해서 행복했던 지안은 그렇게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하지만 떠날 수밖에 없는 지안은 힘겹게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살인 아닙니다. 정당방위로 무죄 받았습니다. 누구라도 죽일 법한 상황이었습니다. 상무님이라도 죽였고, 저라도 죽였습니다. 그래서 법이 그 아이에게 죄가 없다고 판결을 내렸는데. 왜! 왜 이 자리에서 이지안 씨가 또 판결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일 당하지 말라고, 전과 조회에도 잡히지 않게, 어떻게든 법이 그 아이를 보호해주려고 하는데, 왜 그 보호망까지 뚫어가며 한 인간의 과거를 붙들고 늘어지십니까. 내가 내 과거를 잊고 싶어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과거도 잊어주려 하는 게 인간 아닙니다. 회사는 기계가 다니는 뎁니까? 인간이 다니는 뎁니다"

상무 후보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동훈은 윤 상무의 공격을 여유롭게 받아 넘겼다. 도저히 안 되자 다시 꺼낸 카드가 이지안이었다. 살인 전과가 있다는 공격에 동훈의 반격은 압권이었다. 불리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동훈은 도망치거나 타인을 비하해 자신의 이익을 보는 이가 아니었다.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동훈의 말을 듣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길을 걷는 지안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모든 인터뷰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온 동훈은 슬리퍼를 보게 된다. 다시 사다 놓으라는 말을 지안은 지켰다. 그렇게 사라져버린 지안. 좁혀져 오는 압박 속에서 과연 이들은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

'내심외경'을 말하는 스님 겸덕은 아침 말씀을 듣기 위해 온 불자들 속에 정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더는 혼자 있을 수 없다며 함께 살자며 오열하는 정희. 그런 정희에게 밥 먹고 가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겸덕의 모습은 그래서 더 서글퍼진다. 정희네 집에 함께하는 친구들의 투박하지만 강렬한 우정처럼 이 오래 된 연인의 삶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광일이 가져간 자료들은 준영에게는 중요하다. 지안을 최악의 상황까지 몰아갈 수도 있는 핵심 자료이기 때문이다. 경찰들에게도 중요한 이 자료를 가진 광일이 어떤 선택을 할까? 모든 상황을 그 자료들을 통해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얻은 결론이 무엇일지는 보다 명확해진다. 

서툴게 감정을 표현해왔던 광일에게 지안은 특별한 존재다. 그런 지안이 위험해지는 것을 보고 싶은 가능성은 없다. 지안이 동훈을 보호하듯, 지안을 파괴할 수 있는 자는 오직 광일 자신이라 믿는 상황에서 준영이나 경찰에게 넘길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결국 광일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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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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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 2018-05-11 18:20:18

    기자님 국문학과 출신이신가요?
    아직 13화 안봤지만, 드라마 보는것보다 이 리뷰 보는게 더 가슴에 와닿는거 같아서
    드라마 다시보기 안하렵니다. 다음 화도 기대하겠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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