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으로 자전거여행을 떠난 해피선데이 <1박2일>. 11일 방송분에선, 복불복과 기상미션으로 강도 높은 웃음을 선사하며, 타이틀에 걸맞는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다만 '강호동-이수근-은지원'으로 구성된 OB팀이, 'MC몽-이승기-김종민'의 YB팀을 압도함으로써, 힘의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시청자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김C의 존재감이 다시 한 번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멤버 전체의 캐릭터뿐만 아니라, 올드보이와 영보이사이에 균형추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이, 이번 여행을 통해 재차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김C가 OB팀에 있고 은지원이 YB팀에 에이스역할을 수행한 과거와 비교해, 현재 MC몽이 영보이를 이끌고 김종민이 합류한 시점에선, 무게중심은 급격하게 기운 상황이다.

'강호동-이수근-은지원'의 막강한 올드보이 라인업엔,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YB팀엔 강호동과의 가위바위보 전용카드 김종민이 여전히 묵언수행중에 있고, MC몽은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기보단, 개인기로 YB팀을 받친다는 느낌이 강하다. 결국 충북 옥천에서 발생한 YB팀의 참패는, 어쩌면 예견된 수순을 밟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1박2일, YB팀은 정말 최악의 조합일까?

그러나 올드보이와 영보이간 불균형 속에 간과한 것이 있다. 11일 방송은 성공적이었다는 사실이다. 바로 <1박2일>이 예능이란 선상에서 볼 때, 웃음을 주는 데 있어, 부족함이 없었다. 웃음은 예능에서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

이수근은 복불복의 아이템으로 분장쇼를 내놓았다. 그리고 양팀의 주장 강호동과 MC몽은, 각각 짱돌맨과 쓰레기로 변신해, 큰 웃음을 주었다. 개인적으로 웃다가 숨 막혀 죽을 뻔 했다. 웃음을 참는 그들이 대단해 보였다. 쓰레기 MC몽의 남편으로 등장한 김종민도 이 장면에선 제 역할을 해주었다. 결국 무승부로 끝날 정도로, 분장쇼는 완벽한 성공작이었다.

사물을 표현하는 표정게임도 마찬가지다. '이수근-은지원'조합과 'MC몽-이승기'조합은, 수세미와 해, 치약 등의 정답을 두고 갖가지 단어를 내뱉으며 재미와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승부를 떠나, 멤버의 조합이 가져온 재미였다.

기상미션을 두고, 서로의 날계란을 깨뜨리려는 양팀의 치열한 몸싸움과 두뇌싸움도 재미를 이어갔다. 강호동의 발연기를 캐치할 정도로 MC몽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다만 이수근의 재치가 OB팀의 승리를 지켜 냈을 뿐이다. 은지원이 영보이팀에 주장이었다고 해도, 위기를 넘기는 이수근의 순간 센스를 잡아내긴 힘들었을 것이다.

복불복의 결과로 접근하면 YB팀(MC몽,이승기,김종민)의 조합은 최악이다. 그러나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면, YB팀은 웃음을 선사하는 데엔 부족함이 없는 조합이었다. 예능은 스포츠가 아니다. 복불복의 승리보다 중요한 건 웃음이다. 만일 YB가 웃음을 덜 주었다고 해도, 반대로 OB에서 웃음을 더 뽑아냈다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다. 한쪽이 부족한 것을, 다른 한 쪽이 메우는 것도 팀웍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자전거여행에선 YB팀도 제 몫을 했다는 사실이다.

3:3 조합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유부남과 총각으로 나눈 'OBvsYB'라는 틀은 바꿀 수 없다. 복불복을 'OBvsYB' 구도로 짜면, 승패를 떠나 'OBvsYB' 틀에 맞는 최선의 플레이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 복불복의 조합과 재미를 뽑는 기술은 사실상 개별적인 사안이다. 힘의 균형이 무너진다고 해서, 재미의 균형까지 무너지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1박2일>은 3:3이 아닌, 멤버 여섯명이 한팀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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