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을 풀었습니다. 완벽하게 모든 것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주며 완벽에 가까운 우승을 거뒀습니다. 80년동안 지긋지긋하게 이어온 징크스를 말끔하게 털어낸 스페인은 예상했던 대로, 하지만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세계 정상에 오르며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스페인이 마침내 월드컵 우승에 성공했습니다. 스페인은 12일 새벽(한국시각),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11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의 회심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이로써 스페인은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8번째 국가가 됐고, 사상 처음으로 우승의 쾌거를 이뤄내며 마침내 월드컵 한을 푸는데 성공했습니다. 우승에 성공한 뒤 선수들은 한데 어울려 기쁨을 표현해냈고,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는 절정에 달한 분위기를 연출해내며 스페인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스페인은 조직력과 기술을 적절하게 조합한 완벽한 경기력으로 세계를 제패했습니다. 막강한 중원 자원들을 활용한 점유율 높은 축구, 그리고 빠른 템포를 주무기로 이상에 가까운 축구를 선보인 스페인은 물 흐르듯 이어지는 패스플레이를 통해 이전 우승팀들보다 더욱 위대한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우승의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감각적이면서도 '그림이다'고 느껴질 만큼 완벽하게 이어지는 패스플레이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원동력이 됐고, 여기서 '한 방'으로 끝낼 만큼 공-수의 완벽한 짜임새는 스페인을 더욱 막강하게 하는 힘이 됐습니다. '약간 부족함'이 느껴질 법 한 공격수들의 빈약한 득점력이 아쉽기는 했지만 스페인이 전반적으로 보여준 경기력은 우승팀이라고 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었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 사상 첫 우승을 거둔 스페인 축구대표팀 ⓒ연합뉴스
선수들의 경기력도 경기력이었지만 무엇보다 '호화 군단'임에도 전혀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만큼 완벽한 팀 정신과 목표 의식을 가졌던 것은 우승을 거둘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됐습니다. 리그의 두 라이벌,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서 자존심 싸움 등으로 자칫 이것이 문제가 돼 팀 자체가 무너질 법도 하겠지만 그들은 2006년 이후 큰 잡음 없이 완벽에 가까운 팀을 만들어내면서 스스로 우승팀 전력을 갖춰나갈 수 있었습니다. 잉글랜드,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스타 의식 등에 젖어 잇따라 잡음을 일으킨 것을 감안하면 스페인은 대단히 안정적인 분위기 속에 월드컵을 치러내며 우승이라는 목표 달성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균형 잡힌 팀을 만들 수 있었던 데는 델 보스케 감독의 힘이 컸습니다. 이미 레알 마드리드 감독을 통해 '호화 군단'을 어떻게 다뤄야 할 지 잘 알고 있었던 보스케 감독은 선수들에게 온화한 이미지로 잘 다스리면서 역량을 끌어올리는데 온 힘을 기울었습니다. 첫 경기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해 자칫 흐트러질 수도 있는 가운데서도 보스케 감독은 냉정함을 잃지 않으면서 선수들을 잘 다독였고,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는 전술을 시간을 거듭하면서 다시 정착시키면서 팀의 안정화를 이끌어내는데 성공, 승승장구를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었습니다. 보스케 감독의 팀 운영에 선수들도 흔들림 없이 월드컵 기간 동안 마음을 다 잡고 경기를 뛰고 또 뛰었고, 강력한 팀 정신을 바탕으로 결승에서도 그들이 펼칠 수 있는 경기를 마음껏 발휘해 내면서 마침내 우승의 쾌거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큰 경기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개인 플레이를 하지 않고(물론 4강, 결승에서 일부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승리를 위해 팀 플레이를 펼친 것을 보면 얼마나 우승을 열망하고 있었는지를 조금이나마 짐작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의도했던 것을 그대로 보여줬고, 그들은 위대한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예상도 있었고, 그들 스스로도 목표를 이뤄야 한다는 강박 관념 때문에 힘겨운 싸움을 벌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고, 세계 1위다운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면서 원했던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개인의 역량과 전체의 힘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우승을 거둔 2010년 스페인 축구팀은 분명히 세계 축구사(史)에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큼 '위대한 팀'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세계 최고가 된 스페인에게 우리는 아낌없는 찬사를 지금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대학생 스포츠 블로거입니다. 블로그 http://blog.daum.net/hallo-jihan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고,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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