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고 잔디 사정이 매우 안 좋은 가운데서도 두 팀은 치열한 명승부를 펼치면서 경기를 보는 팬들을 즐겁게 해줬습니다. 우승에 실패해 다소 기분이 좋지 않았을 텐데도 그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보여주며 '유종의 미'를 거뒀습니다.

4강에서 아깝게 한 골 차로 패해 3-4위전으로 밀린 독일과 우루과이가 '공격 축구'로 명승부를 보여주며 팬들에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 이번 월드컵을 마쳤습니다. 독일과 우루과이는 11일 새벽(한국시각),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베이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3-4위전에서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좋은 경기를 보여줬습니다. 경기는 서로 엎고 뒤엎는 판세를 보여주다 후반 36분, 이번 월드컵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사미 케디라의 헤딩 결승골로 독일이 3-2 승리를 거두며 경기를 끝냈습니다. 그러나 어느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았을 만큼 양 팀 모두 4강팀다운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며 이번 월드컵을 후회 없이, 기분 좋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경기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은 맥빠지는 경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들을 늘어놓았습니다. 우승에 도전했지만 너무나 아깝게 실패하면서 선수들 분위기가 처져있는데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결장이 잇따를 것으로 보여 최상의 경기를 펼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경기 시작 전 쏟아지는 폭우, 그리고 그 때문에 파이는 잔디는 이들의 승부를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내다보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무색하게 하듯 두 팀 선수들은 초반 탐색전만 벌였을 뿐 이후 치열하게 치고 받는 모습을 보여주며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냈습니다. 앞으로 깔끔하게 전개되는 패스플레이는 결정적인 슈팅 찬스가 여러 번 이어지는 계기가 됐고, 두 팀은 모두 합쳐 5골을 넣는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주며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3-2로 독일이 앞서가는 가운데서도 우루과이 골잡이 디에고 포를란이 경기 종료 직전 골대를 강타하는 강력한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노리는 등 3위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두 팀의 플레이는 결승전에 버금가는 수준만큼 긴장감을 보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수중 혈투 속에 두 팀은 공격적인 스타일로 경기 내내 명승부의 진수를 보여줬고, 팬들의 많은 박수를 받으며 경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은 기존 틀을 깨고 '공격 축구'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며 우승급 전력을 보여줬습니다. 메수트 외질, 토머스 뮐러 등 신예들을 앞세우며 보다 조직적이고 깔끔한 공격력을 선보인 독일은 세대교체에 완벽히 성공한 모습을 보이며, 전통의 라이벌이자 우승후보 잉글랜드, 아르헨티나를 잇따라 꺾는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탄탄한 수비력과 조직력을 앞세워 '이기는 축구'의 진수를 보인 우루과이 역시 조별 예선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조 1위로 기분 좋게 오른 뒤, 토너먼트에서도 보다 강력해진 전력으로 4강까지 오르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두 팀 모두 예상을 뒤엎고 좋은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흐트러짐 없이 자신들이 보여준 축구를 그대로 보여준 것은 더욱 깊이 인상에 남을 만 했습니다.

유럽과 남미의 자존심처럼 이번 월드컵에서 '최고 수준의 팀'의 면모를 보여준 독일과 우루과이.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면서 밝은 미래를 보여준 두 팀이 앞으로도 세계 축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꾸준하게 보여줄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떠오른 두 팀의 간판선수, 메수트 외질, 토마스 뮐러, 디에고 포를란, 루이스 수아레즈 등의 향후 행보도 주목해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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