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했어요(아래 우결)에 새로 투입된 닉쿤, 빅토리아 커플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찍는 것 같은 화면을 제공하고 있다. 그것이 두 사람 모두 영화 주인공 같은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이 모두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듯이 시청자에게 닉쿤과 빅토리아는 지금까지의 커플들과는 전혀 다른 면들을 보여주고 또 기대하게 한다.

우결에 투입이 확정된 이후 곧바로 빅토리아에 대한 말 몇 마디가 큰 화제가 될 정도로 닉쿤의 부드러운 매너는 여성팬들을 여름날 아이스크림처럼 녹여내고 있다. 이는 아담부부에서는 없었던 것이지만 용서커플의 정용화 또한 부산남자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곰살맞은 태도로 서현을 감싸고 배려하고 있는데도 유독 닉쿤의 매너가 화제가 되고 있다.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를 통해서 배려남의 아이콘이 된 정용화로서는 조금 섭섭할 수밖에 없는 반응이지만 누가 시킨 것도 아닌 이상 어쩔 수 없이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용화에게는 어린 신부를 대하는 아빠미소와 한국남자답게 “아무한테나 웃지 말라”는 치명적인 귀여움이 있으니 닉쿤에게 쏠리는 매너남의 칭찬에 풀죽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번 주 닉쿤-빅토리아 커플의 가장 큰 이슈는 아마도 닉쿤이 빅토리아에게 넌지시 조끼를 벗어서 무릎을 덮게 해준 것과 슬플 때 자기에게 전화하라고 한 말 두 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과 둘이 있을 때는 가만있다가 우영과 준호가 온 후에 벗어줬다는 점에서 닉쿤의 행동은 내외의 의미였다.

우결이 분명 가상부부체험이고 많은 부분 대본에 의해서 진행되지만 은연중에 나오는 태도에서 이들이 가상이라는 안전장치 속에서 최대한 충실하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행동이었다. 그것은 공항에서 돌아오는 차안에서 서현이 건네주는 과자를 정용화가 말없이 가로채서 먹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남과 자신의 차이를 과시하는 수컷 본연의 자세라고 할까?

그리고 빅토리아와 더불어 많은 시청자를 감동시켰던 닉쿤의 한 마디. 슬플 때 자기에게 전화하라는 따뜻한 말은 매너라는 말로 다 표현되지 못할 사정을 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성공을 위해서 가족과 고향을 떠나 머나먼 타국 생활을 하는 그들, 이제 어느 정도 성공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들이지만 스타는 늘 외로운 법이다.

거기다 그들은 같은 멤버들과 달리 외국인이라는 또 다른 외로움을 가슴에 담고 지내야 하기 때문에 닉쿤이 마치 자기 자신이 원하는 말을 빅토리아에게 한 것이 아닐까 싶다. 닉쿤이나 빅토리아가 서로에게 만족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서로의 공통된 외로움을 직감한 탓이 컸을 것이다. 닉쿤의 선한 표정을 보면 빅토리아가 아니라 누구라도 참 친절하게 대해줄 것 같지만 빅토리아에게 좀 더 마음이 가는 것 같아 보인다.

굳이 외국생활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누구나 해소되지 않은 고독을 가슴에 담고 산다. 대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그 고독은 더욱 무거워진다. 거기에 스타와 외국인이라는 더 심각한 고독의 이유를 안고 있는 두 사람이 서로의 가슴을 더듬어가는 과정이 그래서 더욱 애틋하고 영화처럼 느껴지는 것 아닌가 싶다. 닉쿤이 빅토리아에게 외로움을 덜어주는 든든한 역할을 통해서 스스로 강해지고 또 위안 받는 관계가 될 것 같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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