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이 MBC 시사교양국에서 새롭게 준비하는 교양 프로그램 '7일 간의 기적'의 메인 MC로 발탁됨에 따라, 드디어 김제동의 지상파 복귀가 현실화되었습니다. '7일 간의 기적'은 물물교환을 통해 한국인의 정을 재발견한다는 취지로, 기부와 재미를 결합한 도너테인먼트로 기획된 휴먼 로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두고 김제동이 환상의 짝궁을 마치며 기부한 3,000만원이 '7일 간의 기적' 출연을 위한 이미지 만들기 아니냐며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김제동은 예전 느낌표의 '눈을 떠요'와 '산넘고 물건너'에 출연하면서 받았던 출연료를 모아 1억원을 기부하기도 했고, 수재민 돕기에 3,000만원, 학교 마을 도서관 캠페인에 1억, 자신의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수익금 중 5,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하는 등 이제까지 수시로 기회가 되면 기부를 해왔었죠. 이번 환상의 짝궁을 마치며 기부한 것이 아니라도 충분히 '7일 간의 기적' 메인 MC로서의 자격과 기부 이미지는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작된 눈치게임

그동안 김제동은 스타골든벨에서 갑작스러운 하차로 KBS에서의 퇴출 논란, 호평 속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했던 MBC 파일럿 프로그램 '오 마이 텐트'의 정규편성 불발 논란, 녹화까지 마쳤던 케이블 엠넷의 '김제동쇼'의 불방 논란 등, 전 정권과 친분이 깊은 인물이라는 이유로 정치적인 외압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많이 받아왔는데요. 이를 두고 안타까워하던 많은 시청자들은 이번 MBC에서 '7일 간의 기적'으로 복귀를 함에 따라, MBC가 용기 있는 선택을 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암튼 이번 김제동의 MBC 복귀는 상당히 의미심장한데요. 김제동이 정치적인 발언을 하거나 정치적인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전대통령 추모식 사회를 봤다는 이유로 정치적인 색을 씌우고 그것이 명분이 되어 김제동은 각종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외압 의혹 속에서 김제동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에 의해 상징적인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에서 복귀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MBC가 정치적인 외압으로부터 숨통이 트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MBC는 지난 4월 말 파업을 시작했지만, 40일만에 결국 파업을 철회하게 되었는데요. 비록 파업은 철회했지만 그들의 투쟁은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지방선거에서 참패로 인한 여당의 분열조짐,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 그리고 이번 KBS의 블랙리스트 논란까지, 이제껏 대놓고 하던 것이 점점 문제가 되면서 눈치게임에 접어들었는데요. 이번 김제동의 MBC 복귀는 그런 눈치게임 속에서 MBC가 외친 1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이 단순히 연예인 한명의 복귀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시작으로 이후 방송사와 언론을 완벽히 통제하지 못함에 따라 곳곳에서 균열이 생기고 문제점들이 드러나게 되지 않을까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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