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방송된 <로드넘버원> 5회는, 이장우(소지섭)와 김수연(김하늘)의 이별로 시작했다. 수연을 위해 밥을 짓고 된장찌개를 손수 끊이는 장우를 뒤로 하고, 그녀는 오빠 수혁이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기다리지 말라.'는 말보다 무서운 '금방 돌아오겠다.'는 메모를 접한 장우는, 수연이 오빠를 따라 평양으로 떠날 것을 직감한다.

장우는 쓸쓸한 발걸음으로 2중대에 복귀하지만 탈영병 신분이 된다. 태호(윤계상)가 정해진 시간보다 늦게 도착한 장우를 군법으로 처리한 것. 그러나 전시에는 병사 한 명이 아쉬운데다, 경험 많은 장우의 도움이 필요했다. 무모할 정도로 위험한 작전에 투입된 장우는, 탈영병에서 특공대를 이끄는 소대장으로 복귀한다.

그러나 2중대와 특공대 사이에 통신이 두절되고, 작전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미군포의 지원이 연기되자, 윤삼수(최민수)와 태호는 절망한다. 이 사실을 모르는 장우의 특공대는 고립된 상황을 맞게 된 것. 통신 두절로 작전 진행이 더 이상 불가하다고 믿는 오종기(손창민) 상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우는 '도 아니면 모'의 정신으로 일단 전진. 결국 작전의 성공여부를 6회로 넘기는 센스.

로드넘버원, '소지섭' 밥먹고 우는 건 최고?

<로드넘버원> 5회는, 첫 단추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재차 실감하게 만든다. 5회 자체가 박수 받을 정도로 매우 잘 빠졌다고 보진 않지만, 지난 회들의 실망감은 희석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급전개와 매끄럽지 못한 편집으로 작위적인 느낌을 남발했다면, 5회는 차분한 진행 속에 개연성을 바탕으로 몰입도를 서서히 끌어올렸다.

여기에 5회 초반에 흘린 소지섭의 눈물연기가 시청자를 붙들 만한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수연이 말없이 떠난 후, 혼자서 밥을 먹는 소지섭의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수연의 심정을 이해하고, 슬픔을 억누르는 장우를, 소지섭은 절제 있게 표현해낸다.

밥 먹고 우는 씬은 소지섭이 넘버원인 듯 하다. 비록 밥이 아닌 라면이었으나, <미안하다사랑한다>에서도 소지섭은 엄청난 눈물 포스를 뿜은 적이 있었다. 물론 '미사'속 라면먹는 소지섭에 비견할 정도까진 아니나, <로드넘버원>에서 그의 눈물 젖은 밥은 명장면으로 손색 없었다.

키스도 그렇지만 눈물도 마찬가지다. 남발해서 좋을 것이 없다. 그동안 <로드넘버원>에서 소지섭은 많이 울었다. 그러나 그의 눈물에서 감동도 공감도 읽기가 힘들었다. 연기가 문제가 아닌, 내용에 설득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5회에 소지섭의 눈물은 분명 다르게 느껴졌다. 상황에서 개연성을 느낄 수 있었기에, 소지섭의 눈물 한 방울이 시너지를 내고, 채널을 사수하는 자물쇠가 되어준 것이다.

1회와 5회를 놓고 볼 때, 장우와 수연은 같은 이별을 했지만, 다른 느낌을 선사했다. 영촌교다리에서 장우는 몇번이고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키스로 마무리하는 신파극을 찍었다. 5회에서도 수연은 배를 탈까말까 고민하며, 달려왔다 돌아가는 같은 신파를 반복한다. 그러나 이별하는 자세는 달랐다. 1회에 수연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울었고, 5회에 장우는 밥을 꾸역꾸역 넘겼다. 이것이 1회와 5회가 품은 재미의 차이를 설명한다.

<로드넘버원>이 기억해야 할 것은, 바로 5회에 흘린 소지섭의 눈물이다. '절제'에서 오는 재미와 감동. 그동안 <로드넘버원>은 불필요한 남발이 너무 많았다. 눈물, 키스, 회상, OST 등등, 담백한 맛이 없고, 이것저것 쏟아 부은 느낌이 강했다. 그것이 몰입을 방해하는 악수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태호의 캐릭터처럼 공과 사는 명확하게 구분했으면 좋겠다. 전쟁할 땐 치열하게 전쟁하고, 멜로장면 땐 냉온을 오가면서. 5회처럼 과부하가 걸리지 않게 코드는 하나씩 꼽아야 시청하는 입장에서도 수월하게 몰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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