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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네이버에 바라는 건 '꿩 먹고 알 먹고'?"아웃링크 택한 언론도 메인뉴스 노출해야"…결국 기득권 다 누리겠다는 얘기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4.30 14:57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포털 뉴스 서비스에 대한 개편 요구가 높다. 특히 아웃링크 방식 도입에 대한 요구는 정치권과 언론계의 뜨거운 감자다. 이런 가운데 중앙일보가 아웃링크 도입을 주장하면서도 네이버 뉴스 메인에 자신들의 기사는 게재돼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실리만 모두 챙기겠다는 주장이다.

30일자 중앙일보는 <인링크 강요하는 네이버의 오만한 제안> 사설을 게재했다. 사설에서 중앙일보는 "네이버가 지난 26일 인링크 제휴를 맺고 있는 124개 언론사 앞으로 아웃링크 도입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짤막한 e메일을 하나 보냈다. 구체적 설명 없이 '구글 방식의 아웃링크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큰 틀에서 아웃링크 전환에 참여할지, 현행 인링크를 유지할지 5월 2일 오후 1시까지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30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네이버가 생각하는 '구글 방식'이 무엇인지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아웃링크 제휴 방식을 택하면 네이버가 제공해 오던 전재료를 비롯한 모든 광고 수익 배분을 중단하겠다는 것만 밝혔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네이버의 일방적인 e메일 설문조사는 겉으로는 여론 수렴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사실상 시장지배적 지위를 앞세운 또 다른 갑질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앙일보는 아웃링크 도입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아웃링크 제휴사 차별 금지 ▲네이버의 언론사에 대한 공정한 수익 배분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지금 네이버가 인링크 제휴 언론사의 기사만 뉴스 면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독자적인 온라인 창구가 취약한 언론사일수록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인링크를 선택할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중앙일보의 주장대로 네이버가 보낸 이메일은 언론사 입장에서는 '협박'으로 비춰질 여지가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포털 인링크 뉴스 서비스의 과실을 누려온 중앙일보가 네이버를 '오만하다'고 할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중앙일보 사설을 뜯어보면 현재 포털에서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속내가 드러난다. 이날 중앙일보는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를 지속하는 한 아웃링크를 택한 언론사도 인링크 제휴사와 똑같이 메인뉴스 면에 노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 뉴스 제휴 시스템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검색만 가능하고 아웃링크로 연결되는 검색제휴와 네이버 뉴스 편집화면에서 클릭이 가능하지만 아웃링크로 연결되는 뉴스 스탠드, 네이버 인링크 뉴스 서비스로 연결되는 콘텐츠 제휴가 그것이다. 네이버 이용자들이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네이버를 접속했을 때 화면 중단에 등장하는 뉴스들은 모두 콘텐츠 제휴 매체들의 기사다.

즉 중앙일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자신들이 아웃링크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중앙일보 기사는 네이버 메인 뉴스 면에 배치돼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가지고 있는 네이버 뉴스 콘텐츠 제휴로서의 지위는 누리면서 아웃링크 방식까지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중앙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아웃링크 방식이 도입되더라도 한국 언론 생태계는 현재 네이버와 콘텐츠 제휴를 맺고 있는 일부 대형매체들만 직접 트래픽을 늘리는 이익을 취하는 형태로 재편되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 기성언론의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중앙일보의 '오만한' 주장이란 얘기다.

네이버가 갖고 있는 언론사에 대한 지배력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털을 거쳐 포털이 편집한 뉴스를 이용자들이 접한다는 점에서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네이버 뉴스 면에 들어가기 위한 언론사들의 '박 터지는 싸움'도 또 다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한 중앙일보는 네이버로부터 지급받는 전재료를 계속해서 받아야겠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중앙일보는 "네이버는 웹이든, 앱이든 모든 모바일 메인 화면에 자의적으로 편집한 뉴스를 배치해 사용자를 모으는 '미끼'로 활용한다"면서"뉴스 클릭으로 인한 직접적 광고 수익 외에도 뉴스가 기여하는 수익이 크기에 뉴스 서비스를 접지 않는 한 언론사들에 공정한 수익 배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의 주장대로라면, 네이버 뉴스 인링크 제휴 매체들에게만 지급된 네이버 전재료를 현재 아웃링크 제휴 언론사들에게도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의 주장대로 직접적 광고 수익 외에도 아웃링크 제휴 언론사들도 검색을 통해 기여하는 수익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일보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언론 생태계에 근본적 문제의식을 느꼈다면 당장 내일 아침 아웃링크 제휴 언론에게도 수익을 배분하라는 주장을 펼쳐봄이 어떤가.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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