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을 공중파에서 지금보다 자주 볼 수 있게 된다는 소식이 들린다. 김제동 측이 환상의 짝꿍 마지막 녹화를 마친 뒤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오는 19일 있을 MBC 부분개편을 통해 새 프로그램에 출연을 확정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김제동의 환상의 짝꿍 하차는 지난 다른 프로그램 하차와는 다른 의미의 눈물이다. 다만 아직 MBC가 발표하기 전이라 구체적인 프로그램 명칭 등은 함구했다.

김제동 과연 어떤 프로그램에 김제동이 등장할 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불과 한 주만 지나면 알게 되겠지만 그때를 잠자코 기다릴 수 없는 것은 김제동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 큰 탓이다. 우선 파일럿방송을 통해 호평을 확보해놓은 오마이텐트의 정규편성을 예상해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MBC 예능 개편일이 25일로 알려지고 있어 일요일 예능의 변수를 어렵게 짐작해볼 수도 있다.

결코 충분치 않은 김제동에 관련한 정보로 인해 뭐가 됐건 막연한 추측이나 바람이 될 수밖에 없지만 최근 KBS 블랙리스트로 이슈가 된 개그우먼 김미화를 함께 떠올리게 된다. 물론 이 두 사람의 조합을 정치적 시각으로 본다면 대단히 위험한 일일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런 선입견을 버린다면 의외의 새로운 조합을 기대할 수도 있다.

최근 예능의 새로운 기류를 만든 줌마테이너의 중심에 박미선과 이경실이 있지만 김미화에게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김미화가 한동안 코미디,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그의 본업은 코미디언이다. 그것도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코미디언이었다. 약간 어눌한 듯하면서도 재치 있는 말솜씨로 즐거움을 주는 그는 달변의 김제동과 좋은 대비가 되는 캐릭터이다.

어차피 김제동의 복귀는 MBC가 정치적인 불편함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작년 김제동의 하차 이후 누구 하나 정치적 이유에 대해 긍정하지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을 믿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김제동의 MBC 복귀에 박수를 보낼 수 있기도 한데, 거기에 숟가락 하나 더 얹어 김미화와 콤비를 이루면 더 먹음직한 밥상을 차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물론 그런 조합이 분명 오해를 살 수 있겠지만, 그 자체로 엄청난 주목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도해볼 만한 일이다. 어차피 김제동 혼자로도 얼마든지 환호와 압박을 동시에 받을 것이 분명하다면 보다 공격적인 전략도 충분히 감안할 수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바람이고, 상상일 뿐이다. 그렇지만 요즘 예능 트렌드를 본다면 충분히 단행해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본다.

한편 김제동의 MBC 복귀는 사실 대단히 의외의 결과다. 김제동의 입지는 오마이텐트 파일럿 제작 때보다 더 어려워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김제동의 전격 복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김제동이 가진 상품성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마케팅적 접근이고, 다른 하나는 그야말로 정치적 이유로서의 상징적인 유화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동기가 어디에 있건 김제동의 복귀는 무조건 좋은 일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 작년 스타골든벨 하차 이후 아니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사회 이후로 김제동은 진보성향 혹은 현 정부에 비판적인 대중으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아왔다. 이제 복귀가 이뤄진 이후 그런 지지가 시청률로 이어지냐는 현실적인 문제를 남기고 있다. 오마이텐트 파일럿 방송 시청률은 주중 심야대에도 불구하고 10%를 넘겼다. 교양프로로서는 대단히 높은 것이라 기대도 되지만 걱정도 없을 수 없다.

환상의 짝꿍 시청률은 9%대로 아주 낮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높다고도 할 수 없다. 김제동이 앞으로 맡을 프로그램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김제동 스스로가 120% 그의 끼와 재능을 발휘해야 할 것이며, 그동안 김제동 때문에 열을 올렸던 대중 역시 시청률로 그 애정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김미화의 가세가 그것을 좀 더 분명하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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