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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반도 문제 우리가 주인"김 위원장, "대결 역사 종지부 찍자"…"초청해주면 언제라도 청와대 가겠다"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4.27 13:38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오전 회담을 마치고 각자 오찬 중이다. 27일 오전 두 정상은 덕담을 나누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남북관계 개선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이날 오전 남북 정상회담을 마친 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비공개 환담 내용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함께 MDL 북즉에서 사진을 찍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남측으로 오셨는데 난 언제쯤 넘어가볼 수 있느냐"고 하자, 김 위원장은 "그럼 지금 넘어가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었다고 한다. 윤 수석은 "그래서 오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예정에 없던 MDL을 넘어 북측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윤영찬 수석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언제든 청와대를 찾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의장대 사열을 받으며 걸어갈 당시 문 대통령이 "외국 사람들도 우리 전통 의장대를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 보여드린 전통 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가 있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아 그런가요?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예정에 없던 남북 수행원들과의 사진 촬영은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의장대 사열이 끝나고 양측 수행원들이 악수를 나눈 후 김정은 위원장이 "사열 끝내고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이 "가시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함께 찍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포토타임이 이뤄졌다.

판문점 평화의집으로 이동한 문재인 대통령은 전면에 걸린 민정기 화백의 북한산 그림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이건 어떤 기법으로 그린 거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서양화인데 동양적 기법으로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위원장이 민정기 화백의 북한산 그림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환담장에 입장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중만 작가의 '훈민정음'이란 작품을 소개하며 "이 작품은 세종대왕이 만드신 훈민정음 글씨를 작업한 것"이라면서 "여기 서로 사맛디는 서로 통한다는 뜻이고, 글자에 'ㅁ'이 들어가 있다. 맹가노니는 만들다는 뜻이고 'ㄱ'이 특별히 표시돼있다. 서로 통하게 만든단 뜻이고 'ㅁ'은 문재인의 'ㅁ', 'ㄱ'은 김정은 위원장의 'ㄱ'"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세부에까지 마음을 썼다"며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여기까지 어떻게 왔느냐"고 물었고, 김 위원장은 "새벽에 차를 이용해 개성을 거쳐서 왔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이 "대통령께서도 아침 일찍 출발하셨겠다"고 묻자, 문 대통령은 "저는 불과 52km 떨어져있어서 1시간 정도 걸렸다"고 답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앞으로 군사적 도발이 없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NSC하시느라 새벽 잠을 설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다"고 말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특사를 보냈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해주셔서 앞으로 발 뻣고 자겠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새벽 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직접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불과 200m 오면서 왜 이리 멀어보였을까, 왜 이리 어려웠을까 생각했다. 원래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만난 것이 더 잘됐다. 대결의 상징인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보고 있다"면서 "실향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 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갖고 있는 걸 봤다. 이 기회를 소중히 해서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보면 없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만큼 우리 만남에 기대가 크다. 대성동 주민들도 함께 사진을 찍었다"면서 "오늘 판문점을 시작으로 평양과 서울, 제주도와 백두산으로 만남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장백폭포와 성산일출봉 그림을 가리키며 "욎고이 장백폭포, 오른쪽이 제주도"라고 소개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나보다 더 잘 아시는 것 같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나는 백두산을 가본 적이 없다. 그런데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가는 분들이 많다. 나는 북측을 통해서 꼭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 평창 다녀온 분들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라면서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께서 오시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측에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면서 "이런 것이 6·15, 10·4 합의에 담겨있는데 10년 세월동안 그리 실천을 하지 못했다. 남북관계가 완전히 달라져 그 맥이 끊어진 게 한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큰 용단을 해서 10년 동안 끊어진 혈류를 이었다"고 치켜세웠다.

김정은 위원장은 "기대가 큰 만큼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합의해놓고 10년 이상 실천을 못했다"면서 "짧게 걸어오면서 정말 11년이나 걸렸나 생각했다. 우리가 11년 간 못한 걸 100여일 만에 줄기차게 달려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굳은 의지로 함게 손 잡고 가면 지금보다야 못해질 수 있겠나"라면서 "대통령님을 제가 여기서 만나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친서와 특사를 통해 사전 대화를 했더니 편하다. 서로의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을 가리키며 "김 부부장은 남쪽에서 아주 스타가 됐다"고 말했고, 큰 웃음이 있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의 주인공은 김정은 위원장과 나"라면서 "과거의 실패를 거울 삼아 잘 할 거다. 지금까지 정권 중간이나 말에 늦게 합의돼 정권이 바뀌면 실천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제가 이제 1년차다. 김 위원장 신년사에서 오늘까지 달려온 속도를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만리마속도전이란 말을 만들었는데, 남북통일의 속도로 삼자"고 화답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살얼음판을 걸을 때 빠지지 않으려면 속도를 늦춰선 안 된다는 말이 있다"고 거들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를 돌아봤을 때 중요한 건 속도"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자주 만나자. 마음을 굳게 먹고 원점으로 돌아오는 일이 없어야겠다"면서 "기대에 부응해 좋은 세상을 만들자. 앞으로 우리도 잘하겠다"고 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북측에 큰 사고가 있었다고 들었다. 수습하느라 고생이 많았겠다. 병원을 직접 찾아 위로도 하고 특별열차로 배려도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왔고,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해 무릎을 맞대고 풀려고 왔다"면서 "꼭 좋은 앞날이 올 거란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다. 그러면서도 세계와 함께 가는 우리 민족이 돼야 한다. 우리 힘으로 이끌고 주변국들이 따라올 것"이라고 밝혔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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