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월드컵이 진행중이고, K리그는 시작도 안했지만.. 그래도 한마디 해야겠다.
언제나 반복되는 이야기겠지만...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의 경기가 끝나고, 또 대회 자체도 끝자락을 향해가며 나오는 이야기,
바로 이제는 "K리그"에 관심을 가져야 할 순간이라는 아주 옳은, 지당하신 말씀이다.

근데, 진짜 K리그에서 다시 보자는걸까?

월드컵의 결과로 나오는 축구관련 보도는 부쩍 늘었다. 특히나 그 기사들은 대부분 활약했던 우리 선수들의 유럽진출 소식이 많다.
이 소식 자체야 의미 있고, 기쁜 부분도 있으나.. 최소한 K리그에게는 결코 기쁘거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터.
이 말을 바꾸어 말하면, 우리의 K리그는 더더욱 빈곤해지고, 안타까워진다는 이야기 아닌가?

차기 감독 선임 문제나, 올림픽, 아시안게임에 대한 말만 가득한 포털과 스포츠 신문 축구란, 정작, 프로축구 K리그에 대한 이야기는 새로움이 없다.
4년전, 그리고 8년전, 월드컵 결산 보도 종합 세트의 늘 끼어든 구성품처럼 구석에 남루하게 자리 잡는다.
이런 보도로 그래도 관심이 좀 높아진다고? 이나마도 안하는 것보다 좋은 거 같다고?

일단, 이것부터 말하고 싶다.
K리그가 언제부터 다시 시작되는지 알려주는 기사, 참 찾기 힘들다.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
월드컵 휴식기를 가졌던 K리그는 이번 주말, 토요일부터 시작된다.
돌아온 K리그는 전북과 대구의 경기, 그리고 포항과 전남의 경기를 오는 10일 펼치는 것으로 하반기 일정을 시작한다는 거다.
-또, 리그컵인 포스코컵 2010은 14일 8강전이다. 도대체 이런 일정에 대한 소개도 없이 무슨 K리그에 대한 관심이라는 건지..-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리그는 심지어 월드컵 종료 이전에 시작된다.
월드컵과 상관없이 리그를 진행중인 나라도 있고, 뭐 우리가 결승에 가진 않으리라 예상했을지 모르겠으나...
우리처럼 월드컵 기간에는 다른 종목들도 관중 동원에 영향을 주는 환경 속에서 결승전을 남겨두고 K리그를 시작하는 것, 성급해 보인다.

어찌됐던, 세계인의 축구축제 덕분에 우리의 K리그에도 관심을 가질지 모른다는 기대 섞인 견해도 있지만.. 의심스럽기 그지 없다.
그리고, 아마도 K리그의 시작이 월드컵 결승에 확 묻혀 하는지도 모르게 흐를 듯 하다. 그런 예감이 강하게 들고, 그러면서 서글퍼진다.

무엇보다도.. 그리 많은 기사들 속에는 ‘K리그에 대한 관심을 가져라’라는 대의만 있을 뿐이다.
진짜, K리그에 있는 월드컵과는 다른 재미, 혹은 유럽 리그를 TV로 어정쩡한 재미들에 비해서 다른 재미가 있다는 이야기는 없다.
너무나 쉬운 장점들인 무엇보다 활동하는 편한 시간에 볼 수 있고, 직접 볼 수 있으며, 막상 보면 이런 이런 재미들이 있다는 이야긴 없다.
이런 재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찾기 힘들다. 어쩌면, K리그를 보지 않았기에, 관심이 없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저 모든 기사들에는 다음 월드컵 위해, 우리 선수들의 좋은 활약과 월드컵 유치를 위해 K리그를 보자는 식의 이야기들이 전부다.
그리고 이런 읍소는 늘 월드컵의 후유증처럼 지겹게 반복된다는 거.

K리그를 말하지만, 과연 그 보도, 제작에 K리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는지, 의심스럽고, K리그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 알 수 없다.

하긴, 우리 K리그에 없는 게 어디 이런 개념의 문제만이던가? 관중도, 중계도 없이 진행된다는 편견. 과연 그럴까?
서울과 성남의 대결엔 역대 프로스포츠 단일경기 최다 관중이 함께했고..
K리그의 공중파 중계는 지역방송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뤄진다.
단, 문제는 그런 성과들에 대한 인정은 박하고, 대신 그 결과에 대한 폄하가 너무 쉽게 이뤄진다는 건 분명한 거 같다.

관심을 말하려면.. 그래서 K리그에서 다시 축구를 보자고 말할 것이라면..좀 제대로 잘 말했으면 좋겠다. 부디.

덧.

다음 주, 우리 지역에서 최초의 리그컵 8강전 진출이 이뤄져, 중계를 위해 서울에 헌팅을 가는 아침, 왠지 기분이 찝찝하고 좋지 않다. 씁쓸하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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