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조현민 전무의 갑질 사건 이후 대한항공이 세간의 관심을 독차지 하고 있다. 오너 일가 자택, 대한항공 본사 등이 관세청에 압수수색을 당하는가 하면 주가는 1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23일 종가 기준 47만 3천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과문을 통해 조현민 전무, 조현아 사장 등을 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시키겠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다.

▲ 21일 오후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와 조현아·원태 3남매 등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자택에서 관세청 관계자들이 압수수색 물품을 들고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이에 대해 ▲조현민 전무의 대국민사과 ▲재발 방지 대책 문서화 등의 요구 사항이 나오고 있다. 최현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위원장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이 마치 죄인 된 것처럼 위축되는 모습 보면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앞서 조현민 전무는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고성을 지르고 물컵을 던졌다는 '물컵 갑질' 파문에 휩싸였다. 이후 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세관을 거치지 않고 해외에서 구입한 물품을 밀반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시가총액의 11%에 불과한 지배회사 지분만으로 대한항공을 좌지우지해왔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한항공에 ‘대한’을 빼고, "Korean air"라는 영문 명칭 사용을 금지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참여 인원이 10만 명을 넘어섰다.

대한항공 명칭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최현 위원장은 “승무원들 면세 규정은 미화 150달러”라며 “이를 위반하게 되면 징계를 받게 되고, 심하면 파면까지 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직원들은 주기적으로 준법제도, 윤리경영 교육 이런 것을 받고 서약서를 작성하고 있다”며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밀수·탈세 의혹과)비교가 된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계열사 정관에 ‘벌금 이상 처벌을 받은 자는 임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의 제안에 대해선 “꼭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최현 위원장은 “재발 방지를 위해서 약속을 문서화 해달라는 내용을 성명서에 담았는데 같은 맥락이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하고 국민이 함께 해주면 더 견고한 대책이 되어서 ‘가진 자들의 횡포’ 같은 부분들이 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민 전무의 대국민 사과도 요구했다. 최현 위원장은 “(대국민 사과를)가능하게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이는 직원들의 자긍심을 지켜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대국민 사과를)해야 한다”며 “3년 전에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조현아 당시 부사장도 사과했지만 또 경영에 복귀했다”고 지적했다. 최현 위원장은 “이번만큼은 갑질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의식이 확고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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