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국민들은 그날의 폭식집회를 잊지 못한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극단적 존재들과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실 규명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과 동참한 시민들 옆에서 폭식 집회를 개최한 단체들이 삼성의 우회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은 서글프다.

돈으로 세상을 사려 한 패륜의 시대, 삼성이 전경련 우회해 지원한 극우단체들

이번 주 <스트레이트>에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장면들이 등장했다. 4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자신이 했던 패륜적 행동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 옆에서 폭식을 하며 조롱하던 자들은 과연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갈지 궁금할 정도다.

피자와 치킨을 먹고, 맥주를 마시며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던 자들은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자신들이 먹는 행위 자체가 문제냐며 따지던 자들에겐 인간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감정조차 보이지 않았다. 돈을 받고 이런 행사를 주체한 자들과 피자 한 조각에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이 모인 그곳은 광기의 장소였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폭식투쟁’의 배후를 밝힌다!’ 편

전통적인 보수단체들이 아닌,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 수 없는 단체들이 등장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던 시절. 그들을 움직이는 힘은 모두 전경련에서 나온 돈이었다. 박근혜 정권은 전경련과 만나 극우 단체 지원을 요청했다. 그 자리를 주선한 자가 삼성 미전실 김완표 전무라는 사실이 문제다.

전경련을 지배해온 삼성. 그들이 이 단체를 지배하며 하려 했던 모든 것은 자신들의 이익을 얼마나 극대화 시킬 수 있느냐 외에는 없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 농단 이후 절대적인 존재였던 삼성을 시작으로 굵직한 재벌사들이 빠져나갔다. 그렇다고 그들이 달라졌다고 믿는 이는 없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폭식투쟁’의 배후를 밝힌다!’ 편

세월호 유가족을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가짜 뉴스를 광고로 내보낸 집단이 어버이연합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삼성이 이끄는 전경련의 지원을 받고 조중동문에 가짜 뉴스로 만든 광고를 올리고, 이를 근거로 집회를 하는 프레임 전환은 그들이 어떤 식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해왔는지 알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의 일면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을 숨기기 위해 무슨 짓까지 해왔는지 뒤늦게 드러났다. 그런 박근혜를 비호하기 위한 집단행동은 전경련이 자금 지원을 하고, 오직 돈만 보고 달리는 극우 단체들이 앞장서고, 수구 언론들은 이를 여론화하는 방식이었다. 삼성과 박 정권의 방식은 명확했다. 자신들이 직접 나서지 않고 전경련과 극우 단체들로 원하는 것을 얻는 형식이었다.

수구 언론들은 자신들이 권력을 창출해왔다고 자부해왔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만 예외일 뿐 모든 정권들은 자신들의 작품이라 생각해왔다. 권력은 유한하지만 자신들은 무한하다는 방종은 여전하다. 거대한 돈의 힘으로 이미 수구 언론을 비롯한 사회 전체를 지배하려는 삼성의 야욕은 이명박근혜 시절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재용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삼성가 3대 세습을 완성하기 위한 과정의 무리수는 결국 그들의 발목을 잡게 한 이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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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이 삼성을 지배한 것이 아니라, 삼성이 최순실을 찾아냈다는 것이 중론이다. 박근혜의 아킬레스건이 최순실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고 있던 삼성은 그렇게 최순실에 접근했고, 그를 통해 박 정권을 지배했다. 에버랜드 땅값 의혹,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그 과정에서 드러난 국민연금의 기이한 태도. 그 모든 것은 오직 이재용 부회장 승계로 연결된다는 사실이 핵심이다.

박근혜 정권은 박정희 시대로 회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 집단이다. 세상은 변해가는데 자신들만 70년대 박정희 유령을 붙잡고 있는 상황에서 나라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기는 어려웠다. 국민들을 이롭게 하는 정치가 아닌 소수를 위한 정책을 펴는 자들에게 삼성은 손쉬운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국가 권력을 이용해 국민을 감시하고, 여론을 조작해왔던 자들은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있다. 개인적 일탈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드루킹을 앞세워 자신들이 행한 짓보다 더 사악한 짓이라며 대외 투쟁을 하는 자유한국당을 보면 기가 막힐 뿐이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폭식투쟁’의 배후를 밝힌다!’ 편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고 세월호 특조위를 '세금 도둑'이라고 비난했던 김재원 의원과 자한당의 행태는 여전하다. 반성은 하지 않은 채 여전히 세월호 참사를 외면하는 자한당. 그들은 특조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사력을 다한 황전원을 2기 특조위에서도 자한당 추천 위원으로 선택한 것은 그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집단임을 보여준 사례다.

폭식 행사를 주도했던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가 홍준표를 지지하는 선거 연설을 했다는 것은 이상하지도 않다. 어버이연합과 함께 가장 많은 돈을 받으며 전면에 나서 활동했던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가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사실도 이상하지 않다.

자한당의 디지털정당위원회에는 주 대표 외에도 김찬식 해병대전우전국총연맹본부장, 백경숙 박사모 서울북부본부장, 장재완 자유총연맹 중앙청년회장 등이 포함되어 있다. 자한당이 어떤 정당이고,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이들의 면면을 보면 명확하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폭식투쟁’의 배후를 밝힌다!’ 편

드루킹 매크로 사건을 문 정부가 주도했다는 식으로 비난을 하고 있는 홍준표 대표의 자한당이 지난해 '온라인 전사단'이라는 댓글 부대를 공식적으로 만들어 임명장까지 수여한 것은 뭘까? 자신들의 댓글 부대는 정당하다는 논리는 이명박근혜 시절 여론 조작과 맥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인가? 드루킹이 박근혜 정권에도 줄을 대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부끄러움도 모른 채 자신들의 행동을 스스로 비판하는 형국의 연속이라는 점에서도 기이하다.

이름도 생소한 극우 단체들을 앞장세우고, 150만 회원이 있는 경우회를 통해 고엽제 전우회를 시위 전면에 내세운 행태도 모두 삼성의 그림이었다는 것이 돈의 흐름이 보여준 결과였다. 삼성의 전경련을 통한 극우단체 지원. 모든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상황에서도 삼성은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그 어떤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공화국이라는 명칭은 그저 생겨난 것은 아니다. 삼성은 돈으로 대한민국 권력을 지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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