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의 신곡이 표절과 관련해서 이상한 의혹에 휩싸였다. 보통은 표절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그것에 묵묵부답하거나 혹은 아니라는 반박을 하는 것이 보통의 현상이다. 이번 장윤정 ‘올래’도 그런 정상(?) 루트로 진행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문제의 곡 작곡가가 표절을 의심하는 말을 했다가 곧바로 말을 바꿔서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일의 발단은 언제나 그렇듯이 누리꾼들의 의혹제기로 시작됐다. 이번 장윤정의 신곡이 2003년 이정현이 발표한 서머댄스‘와 유사하다며 이 곡의 작곡자 윤일상의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다. 처음 윤일상이 이 누리꾼의 글에 대해 답글을 달 때만 해도 분명 표절을 의심하고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저도 듣고 깜놀했다. 분명히 곡 쓸 때 목표 곡으로는 한 것 같은데 멜로디를 교묘하게 비켜간 부분이 있다’라고 한 것.

그러나 윤일상의 태도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물론 ‘올래’의 작곡가가 작곡 초고까지 공개할 용의가 있다는 등 강경한 태도로 표절을 부인한 것이 먼저였다. 실제로 두 노래를 직접 비교하면 표절을 떠나 후렴부가 매우 비슷하다. 윤일상이 애초에 표현한대로 ‘교묘하게 비켜간’ 정도가 아니라 매우 비슷하다.

거기다가 누리꾼들이 장윤정의 올래를 듣고 이정현의 서머댄스를 곧바로 찾아낸 후 밝혀진 것은 단지 노래뿐만이 아니라 의상과 안무 일부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표절에 대한 의심이 더욱 커졌던 것이다. 오이 밭에서 신발 끈을 매지 말라는 속담도 있듯이 여러 정황이 표절에 대한 의혹을 갖기에 충분한 점이 있다.

그러나 표절에 대한 법적 권리를 가진 윤일상의 말 바꾸기로 인해 장윤정의 ‘올래’는 결국 표절이 아닌 것으로 정리됐다. 대상 곡 작곡가가 아니라고 하니 제삼자들이 아무리 표절을 주장한다고 해도 법적으로는 이의를 제기할 주체가 없어졌다. 가뜩이나 이효리의 표절로 뒤숭숭한 가요계에 장윤정의 신곡이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은 분명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뭔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분명 윤일상은 표절이라는 직접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나 문맥상 누가 해석하더라도 표절을 의심하는 발언을 했다. 그리고 일부 언론과의 통화를 통해서도 그런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그런데 갑자기 태도를 바꾼 배경에 장윤정 측과의 어떤 제안이 오고간 것은 아닌지 의심도 할 수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윤일상은 경거망동으로 국내 최고 여가수의 명예를 한 때나마 심각하게 침해한 중대한 이미지 살인을 한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누리꾼은 표절이라 주장하고, 논란의 두 곡을 쓴 작곡가들은 오히려 입을 맞춘 듯 표절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진실은 당사자들만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장윤정 입장에서는 노이즈 효과만 본 셈이 되고만 것이다. 이런 결과가 남지 않은 잠시의 표절논란이 고도로 계산된 노이즈 마케팅인지, 아니면 정말 우연한 해프닝인지 알 수 없지만 한국 가요계는 점점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주고 있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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