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여전히 야구. 뭐, 1등이 워낙 앞서 가신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2위 싸움, 4위 싸움, 뭐 이런 것들에 7개 팀이 엉켜있다 할 수 있는 상황,
보는 재미가 쏠쏠한 7월의 야구는 시작됐고, 너무나 뜨거운 선수들이 야구장엔 가득하다.

휴가철인 여름의 한가운데, 야구도 휴식의 시간을 잠시 가져보는데, 바로 그 시간이 올스타전.
7월 24일, 토요일로 예정된 2010년의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5차 투표까지 마치며, 그 분위기를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매년 이런저런 이벤트와 볼거리로 프로스포츠 올스타전 가운데 가장 볼만한 경기인 프로야구의 올스타전,

▲ 뭐, 지난해 미국의 대통령 시구와 같은 깜짝 시구는 기대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다양한 이벤트를 기대하게 한다.
어쨌든 이제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올스타전, 그런데 올스타전이 펼쳐지는 곳을 보니, 대구구장.. 뭐, 대구구장?
지난 2009프로야구 올스타전의 광주구장에서 이어 또다시 노후화된 야구장에서의 올스타전이라니, 이건 무슨 올드구장 투어도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대감도 있다. 이런 낡은 구장에서의 올스타전을 통해 새로운 구장 신축이 논의가 될 수도 있으니까.
지난해에도 그런 움직임이 있었고-결국 무산된 듯 하지만 말이다.- 대구는 늘 새구장 신축이 언급되는 곳, 아니던가?
1997년 올스타전 이후 13년만에 올스타전을 펼치게 된 대구구장은 이런저런 보수를 더했지만 그래도 너무나 낡은 야구장으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올해의 올스타전은 여러모로 또 다른 관심을 모으기도 하는데...

그 올스타전의 예매가 오는 수요일. 그 내용을 살펴보며 뭔가 이상스러운 걸 봤다.

2010올스타전, 대구구장의 입장을 위한 고지된 티켓가격, 사실 이 가격은 평소 대구구장의 입장가격과 같다.
특별석이 20,000원, 커플석(2인기준)이 40,000원, 내야테이블석이 12,000원이며, 외야테이블 3인석이 20,000원, 4인석이 25,000원!
또한 지정석이 8,000원(학생 5,000원, 어린이 3,000원), 일반석은 6,000원 (학생/경로 3,000원, 어린이 2,000원) 이란다.
뭐, 올스타전인데 이 정도는 당연하다고? 맞다. 올스타전에 품격은 이정도의 티켓가격도 부족할지 모른다.
그런데, 이 가격구분에서 금액보다 이 다양하고 다채로운 좌석들의 구분에 집중해 보시란 말이다.

그러면 대구나 다를바 없는 지난해 광주구장의 티켓가격을 한번 보자.
지정석 10,000원(학생/군경 7,000원, 어린이 5,000원), 1루 및 외야가족석 10,000원, 일반석은 6,000원 (학생/군경 4,000원, 초등학생 2,000원) !
대부분 좀 비슷한 수준이지만.. 너무나 초라할 정도의 3개의 구분에 불과하다.

그런데 2010년 광주구장은 이 당시의 기준과 많이 다르다. 2009 올스타전에 비해 당연히 티켓가격도 올랐고, 티켓 구분도 다양해지셨다.
가격은 20% 가까이나 올랐고, 좌석구분도 크게 5가지, 세부적으로 7가지 정도로 나뉘어 티켓을 1인당 30,000원짜리까지 만드셨다는 거.

2008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문학구장에서의 올스타전 당시의 티켓 가격을 보면.. 역시나 지금과의 차이는 20% 정도를 보여주고 있긴 하다.
당시 올스타전의 티켓 가격은 다른 해의 올스타전과 큰 차이는 없다. -문학구장이 이후의 대구나 광주보다 비싸지 않다는 점을 주목할만 하다는 거!-
탁자지정석 15,000원(초등학생 7,000원), 의자지정석 10,000원 (초등학생 5,000원), 내야석 6,000원(중고생 3,000원, 초등학생 2,000원), 외야석 3,000원(중고생 2,000원, 초등학생 1,000원)이었다는 거. 대략 비교해도 이전과 이후와의 차이가 크지 않다.

참고로 지금의 문학구장에서 같은 자리들을 보면, 탁자 지정석 18,000원, 의자지정석은 12,000원. 일반석이 내외야 통합으로 8,000원이 됐다.
물론, 문학구장도 다양한 자리를 만들어서 가격을 차별화했고, 그 안에서 이런저런 입장 요금이 인상되긴 했다는 거.
하지만, 문학구장의 수준이나 여건을 보면, 또 그들이 만든 차별화된 자리들의 다름과 즐길 수 있음을 보면, 다른 구장과 비교할 때 당연해 보인다.

야구장의 티켓가격이 오르면서, 이건 근원적으로 뭔가 바뀐 건 없다는 거다.
새로운 야구장이 아닌 의자와 위치, 테이블 등의 변화를 통해 가격을 은근히 올렸고, 이를 통해 야구장이 마치 좋아진 것처럼 위안을 하는 듯 하다.
나아진 서비스의 정도는 크지 않더라도, 분명하게 티켓의 차별화로 변화를 두고 있는 야구장,
이런 마케팅적 노력은 새로운 야구장이나 낡은 구장이나 할 것 없이 똑같다.
너무 낡아서, 비가 오면 내리는 비를 주룩 주룩 다 맞아야 하는 대구구장과 메이저리그 수준의 경기장이라는 문학구장이 동일하게 취급받는다는 거다.

일부에선 영화관에서 같은 영화를 보며 극장이 오래된 이유로 티켓 값이 싸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하는데...
이봐, 같은 영화를 새 극장과 낡은 극장에서 튼다면, 새 극장을 선택해서 갈 수 있지만, 야구는 그럴 수 없는 거라고!!!
야구장에 탁자가 있고, 의자가 넓어지면, 분명 과거보다야 편하다. 그런 편함의 대가를 치르는 것도 맞다.
그렇다해서 우리가 올스타전을 펼칠 대구구장이, 펼쳤던 광주구장이, 문학구장이 되고, 메이저리그 야구장이 되는 건 아니란 거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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