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불법 정치자금법위반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다. KT는 '상품권깡'을 통해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 4억여 원을 기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7일 오전 10시 황창규 회장을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소환조사한다. 황 회장은 KT가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90여 명의 국회의원 후원회에 총 4억3000여만 원 상당을 법인자금으로 불법 후원한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당일 조사 후 진술 내용에 따라 황창규 회장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황창규 KT 회장. (연합뉴스)

경찰은 지난해 11월부터 KT의 불법 정치자금 수사를 진행해왔다. 지난 2월 이철성 경찰청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작년 11월부터 (수사가) 시작된 것"이라면서 "정치자금법 등 첩보로 한 것이고 나름대로 조사된 결과를 갖고 (KT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월부터 KT본사와 광화문 지사, KT커머스, 상품권 판매업체 등을 압수수색하고 KT 일부 임원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지난 3월 황창규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바 있다.

황창규 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KT 계열사를 통해 접대비 등의 명복으로 사들인 상품권을 다시 현금으로 바꾸는 이른바 '상품권깡'을 통해 국회의원들을 후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KT가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대관·홍보 임원들의 명의를 이용한 개인 후원으로 위장해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KT가 황창규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막고, KT가 주주로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의원들에게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KT의 후원을 받은 의원 수가 90여명, 액수는 4억3000여만 원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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