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행사처럼 이야기되는 기사, 취재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야구장 신축, 그것도 대구에 "돔구장"이라는 겁니다.
사실, 이 취재를 나가며 늘 하게 되는 생각은, 낚였다..내지 또 한 번 속는구나.라는 거.
제가 입사한지 6년이 됐으니.. 최소한 6번 정도는 속은 대구시의 야구장 신축이란 놀라운 먹잇감에 늘 낚이는 우리의 모습이죠.

더구나, 낚시를 할 때는 항상 강력하게 해야 한다는 기본에 충실(?)한 나머지, "돔구장"으로 보통 사람들을 유혹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 조감도까지 내어놓자, 다들 붐업되시며, 이 야구장 개장 경기의 시점을 계산도 한..
뭐, "아닌거 같다. 이번에도 거짓 같다." 라는 이야기를 해봐야, 다들 '그래도 이번에는 한번 믿어보자'라는 식의 보도 결정이 내려집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무산된 새 야구장, 그럼에도 그 무산된 것에 대해선 강력하게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는 거죠.

광주구장의 신축문제가 무산될 때, 그래도 대구는 이번에 가능성이 높다고 했으나... 결국 대구도 비슷하게 된 꼴,
포스코건설과 체결했다던 "양해각서"는 한때 신축구장의 증표처럼 여겨졌으나, 이것은 그저 검토였을 뿐, 새로운 사업자를 찾는다는 결말에 이릅니다.
지난 2월에 준 포스코의 사업계획서에 너무 많은 아파트 건립이 가장 크게 걸린다는 건데요.
도대체 그 숫자가 얼마나 무리인지,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는데 넉 달이 넘게 걸렸다는 걸 이해할 수 있으십니까?
-뭐, 지방선거를 딱, 지나서 검토 결과를 발표하는 이런 무례함이 가능한 건, 역시나 이 동네에서 1번 달고 나오면 무조건 되는 풍토 덕이 아닌지.ㅠㅠ-

지방선거를 전후해서 야구장을 가지고 이런저런 공약을 말한 후보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뭐 대부분의 "공약"이란 것과 비슷하게 이 공약들도 역시나, 별다른 실현가능성을 보이진 않는다는 거.
약속만으로만 본다면, 이미 서울부터 전국에는 새로운 야구장이 4~5개 이상 지어졌거나, 있어야 정상인 듯 하단 말입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를지, 물론 지켜볼 일이지만... 희망을 가졌다간 또다시 상처만 생길지도 모릅니다.

특히, 그런 희망과 낙담의 교차시키기 1등이라 할 대구시는 이번에도 결국 예정된 낙담을 향해 내달리고 있는 듯 한데요.
포스코가 아파트 가구수를 절반 정도 줄인 제안서를 다시 제출했다고 하는데도, 대구시 관계자들은 새로운 사업자를 찾는다고 하는 걸 보니..
아마 2월의 돔구장 MOU는 분명 낚시였단 생각이 드는데요.

비가 오는 여름이 되면 가장 많이 생각나는 돔구장,
최소한 돔구장은 아니어도 약한 비에 관중들은 비를 맞지 않으며 야구를 볼 수 있고, 선수들도 부상우려 없는 천연잔디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새 야구장,
그 정도의 꿈도 우리 야구팬들에겐 멀고 힘든 꿈인지, 다시금 묻게 됩니다.
그리고, 내리는 빗속에서 남은 9회 말을 보기 위해 비를 맞아야 하는 6월의 마지막 날, 대구구장을 보며 한없이 서글퍼졌습니다.

6월말이 이렇게 흘러가듯, 이제부터 장마철, 비로 인해 우울하고 짜증나는 여름의 입구에서 얼마나 더 그런 풍경을 볼런지...
다가오는 많은 비의 날들이 야구장 가는 발목을 잡을 7월의 문턱에서, 여전히 덥고, 비 내리는 야구장이 당연한 우리의 현실을 보면, 참 한심합니다.
그리고, 곧 답답하고,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아니 도대체 언제까지 야구장을 가지고 희망고문들을 하실 예정인지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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